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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그가 웃으며 손가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됐거든? 내가 그 사람이랑 만날 일이 뭐 있겠어.”

손가을이 입을 삐죽이며 응석을 부렸다. 하지만 속으로 내심 나정한이 궁금하긴 했다.

“내가 굳이 왜 이번 일에 나섰을 것 같아? 하도 심심하다고 툴툴대서 내가 당신 일하러 가게 만들려고 그런 거잖아. 나정한한테 당신 사업 도와달라고 다 말해 놨어.”

염구준은 나정한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부터 계획했던 것이었다.

“나 때문에?”

손가을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그럼 누굴 위해서 그랬겠어? 난 회사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회사 세울 때 어려움이 있으면 물어볼 데가 있으라고 도와준 거야.”

염구준이 무심한 듯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녀의 반응이 기뻤다.

“내가 무슨 회사를 세워. 그거 그냥 말한 거였어.”

손가을은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속으론 내심 감동하고 있었다. 그 덕에 염구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도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

“나정한한테서 잘 보고 배워. 나중엔 당신이 날 먹여 살려야지.”

염구준은 장난스레 손가을의 코를 튕기며 말했다. 남에겐 가차없던 남자가 집에서 아내한텐 이런 사랑스러운 모습이라니, 다른 사람이 봤으면 경악했을 것이다.

“알겠어.”

그냥 던진 말이었지만, 염구준이 그것을 마음에 두고 이렇게까지 해줬으니, 손가을도 한번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한편, 나흐 가문.

나정한은 그 뒤로 거의 온종일 소파에서 생각에 잠긴 채 보냈다. 마음이 여전히 좋지 않았다.

“대표님, 이제 어두워졌습니다. 제가 모셔다드릴까요?”

밖에서 기다리던 비서가 날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문을 두드리며 들어갔다.

“너 먼저 가. 난 혼자 갈게.”

나정한이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대표님, 힘드신 거 알아요. 하지만 몸은 챙기셔야죠.”

조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다. 지금 나정한이 이 자리에 있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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