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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죄… 죄송합니다. 지금 나갈게요.”

진숙영은 연신 사과하며 손가을을 밖으로 이끌었다.

“엄마, 가지 말아요!”

손가을은 정색한 표정으로 그 직원에게 말했다.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이게 맞아요? 만지지도 않고 재질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어떻게 알아요? 우리가 안 살 거라고 말한 것도 아니잖아요!”

“하! 참나!”

여직원은 가소롭다는 듯이 손가을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

“사실 거면 당연히 만져도 보고 입어도 봐야죠! 하지만 고객님께서 그럴만한 소비력이 있는지는 증명해 주셔야겠군요! 일부 사람들은 SNS에 자랑할 사진만 찍기 위해 사치품 매장에 자주 오거든요! 그런 사람 많이 봤어요!”

손가을은 이유 없이 사람 무시하는 여직원을 보자 분노가 치솟았다.

“가을아, 그만해. 다른 곳에 가보자.”

진숙영은 딸의 팔목을 잡으며 부드럽게 타일렀다. 딱 봐도 성깔 있어 보이는 이 직원이랑 다투기 싫었다.

“우리 다른 곳으로 가보자. 굳이 여기가 아니라도 되잖아.”

여직원이 한술 더 떠서 그들을 비웃었다.

“여기가 아니라도 되는 게 아니라 살 능력도 없잖아요!”

손가을은 진심으로 화가 났다. 그녀는 욕설이 나오려 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여긴 서비스 태도가 정말 엉망이네요. 백화점 측에 민원 넣을 거예요!”

“민원이요? 무슨 근거로?”

여직원은 따발총 쏘듯이 비아냥거렸다.

“돈도 없으면서 왜 재벌 사모님인 척을 해요? 내가 살면서 가장 하찮은 사람들이 당신 같은 사람들이야! 그렇게 잘났으면 어디 한번 증명해 봐요! 이 가게 전부 인수할 능력 있어요? 그게 아니라면 당장 내 앞에서 꺼지세요!”

손가을은 너무 화가 나서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진숙영도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며 이 어린 여직원을 노려보았다. 서비스직을 하면서 어떻게 이 정도로 사람을 무시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때!

“가게에 있는 옷 전부 포장해! 전부 살 테니까.”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매장 입구에서 들려왔다.

염구준이었다.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온 그는 손가을과 진숙영에게 안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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