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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살기를 느낀 설호는 그제야 두려움을 느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가오지 마… 너, 청해 사람 아니구나!”

설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뒤로 뒷걸음질쳤다.

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한발 한발 천천히 다가갔다. 그가 한발자국 내디딜 때마다 저승사자가 보이는 것 같았다. 겁에 질린 설호가 고함을 질렀다.

“아… 안 돼! 죽고 싶지 않아! 너희들 빨리 와서 안 도와주고 뭐 하는 거야?”

하지만 조직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설호는 깊은 절망을 느꼈다.

염구준이 벌써 그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우드득!

발차기 한번에 설호의 오른팔이 부러졌다.

“악!”

설호는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웅크리고 바닥을 굴렀다. 그의 두 눈에 극한의 두려움이 가득했다.

“너 같은 인간도 두려운 걸 아는구나.”

염구준은 차갑게 비웃으며 다시 발길질을 했다.

이번에는 설호의 두 다리가 부러졌다.

밖에 있던 부하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솜털이 곤두섰다.

도대체 이게 사람인가 싶었다. 표범을 반신불수로 만든 것도 부족해서 설호까지 거의 빈사상태로 만들다니…. 저승사자가 따로 없었다.

설호는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도 절대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

“그냥 나 죽여! 차라리 죽이라고!”

“내 손에 죽고 싶어? 미안하지만 너한텐 그럴 자격이 없어.”

“네가 쌓아놓은 업보가 있으니 지금 네 몸 상태를 알면 자연히 사람들이 알아서 널 없애버리려 하겠지.”

말을 마친 염구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뒤돌아섰다.

푸흡!

설호의 입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사지가 부러지고 하얀 셔츠에는 그가 흘린 피가 가득했다.

그는 완전히 무너졌다.

어둠의 세계에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놈들은 대부분 체면과 위신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오늘, 염구준은 그가 몇 년을 걸쳐 쌓아 올린 위신을 한 순간에 박살내 버렸다.

복수하겠다고 날뛰다가 오히려 상대에게 당했으니 설호는 수치심에 얼굴을 들고 살 수 없었다. 그는 곧 청해에서 모든 발언권을 잃게 될 것이다. 만약 지금 그의 손에 칼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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