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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하지만 여직원은 전혀 창피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커피까지 대령하며 극진히 대접했다. 이 바닥에 돈 많은 놈이 왕이라고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신발을 핥으라고 해도 할 기세였다.

“사장님, 포장은 다 끝났고요 총 3억7천만 원 나왔습니다. 이쪽으로 오셔서 카드로 결제하시면 됩니다.”

금전이 가져다 준 원동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고작 십여 분 정도 지났을 뿐인데 매장 안은 텅 비었고 옷들은 전부 정교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여직원은 땀범벅에 화장이 흘러내리는데도 여전히 가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염구준을 바라보았다.

젊고 잘생긴 갑부가 와서 매장을 싹쓸이 해가는데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었다.

“아, 나 생각이 바뀌었어. 미안.”

염구준은 카드를 손에 들고 담담히 말했다.

밖에서 구경하던 사람들, 심지어 손가을과 진숙영까지 전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분이 천국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여직원은 분을 참지 못해 씩씩거렸다.

이미 다 포장까지 다 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다니. 일부러 작정하고 사람을 놀린 건가?

하지만 잠재적 대고객의 심기를 거스를 수는 없었기에 염구준이 손에 든 카드를 보고 침을 꿀꺽 삼키고는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하… 하지만 전부 사가신다고 아까 분명히 말씀하셨잖아요?”

“그런 게 어딨어? 내가 안 산다면 안 사는 거지!”

말을 마친 그는 카드를 다시 품에 넣고 손가을의 손을 잡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당신이 관리하는 이 매장에 있는 옷들이 너무 싸구려라 우리 장모님 품위와 맞지 않아.”

“장모님, 가시죠. 저기 밍크코트 가게가 괜찮은 곳이 있더라고요!”

여직원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건 분명한 도발이고 모욕이었다. 하지만 먼저 사람을 무시한 건 그녀였다.

“영업 방해로 경찰에 고발하겠어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여직원이 염구준을 향해 이를 갈며 소리쳤다.

염구준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손가을 모녀를 이끌고 맞은편에 있는 밍크코트 가게로 갔다.

고품질 밍크 소재라 당연히 가격은 어마어마했다.

“장모님 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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