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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두 사람이 좁은 원룸 방에서 살았을 때도 강지혁은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때 임유진은...

“응, 당연하지!”

임유진은 술에 취해 있는 상태이면서도 그때와 똑같은 대답을 했다.

지금의 그녀는 술에 취한 상태라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기라도 한 걸까? 그때 임유진은 강지혁의 누나였고 강지혁은 그녀의 혁이었다.

“그럼 착하게 굴면 내 누나도 해줄 거야?”

누나가 되어 옆에 있어 준다면 강지혁은 그녀에게 사랑을 제외한 모든 걸 줄 수 있다.

임유진의 꿈도 이루어 줄 수 있고 그녀를 낮잡아 봤던 사람들이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할 정도의 자리까지 올려줄 수 있다.

자신의 옆에 있어만 준다면...

아마 강지혁은 임유진이 곁에 있어야만 그 괴로움 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계속 네 누나였잖아... 혁아, 걱정하지 마. 내가... 내가 널 지켜줄게... 꼭 지켜줄 거야...”

임유진의 눈이 점점 감기는가 싶더니 이내 목소리도 점점 작아지고 결국에는 침대에 뻗어버렸다.

강지혁은 그런 그녀의 자세를 바로 해주고 이불을 덮어준 다음 헝클어진 머리도 정리해주었다.

“정말 날 지켜주고 싶은 거라면 내 곁에만 있어. 그래야만 내가 안 아파...”

그는 말을 하면서 그녀의 손을 자신의 심장 쪽으로 가져갔다.

전에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기만 하면 더 이상 감정에 휘둘릴 일 없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녀가 떠난 순간부터 하루하루가 괴로워 미칠 것만 같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녀를 자신의 시야 속에 두고 보고 싶을 때면 언제든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

백신은 인사불성이 된 한지영을 보며 이대로 집에 보내는 것이 아닌 일단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적어도 어느 정도 제정신으로 돌아온 뒤에 집으로 보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으니까.

그리고 아직도 품속에 꼭 껴안은 저 셔츠부터 어떻게 해야만 했다.

백연신은 그녀의 손에 들린 셔츠를 보며 혀를 찼다. 자신의 옷은 이토록 소중히 다룬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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