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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강지혁은 그의 입술로 이제 따뜻해진 임유진의 손 위를 간지럽혔다.

“나는 너만 원한다면 우리가 제일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갈 수 있어. 네가 강씨 저택에 돌아가기 싫은 거라면 전처럼 너와 같이 이곳에서 살 수도 있고.”

임유진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지나치게 잘생겨 시선을 뗄 수 없었고 검은색 눈동자는 마치 그녀를 삼켜버릴 듯 어둡게 일렁였다. 게다가 그의 입술은 아직도 그녀의 손에서 벗어날 줄을 몰랐다.

그와 전처럼 돌아가고 싶은 걸까? 누나 동생처럼 서로를 아끼던 그때로?

임유진은 자신에게 물었다.

아마 그녀도 어느 정도 그리웠을 것이다. 따뜻하고 그 무엇에도 속박받지 않았던 그때가, 가족 같은 누군가가 곁에 있어 더는 외롭지 않았던 그때가.

임유진은 한 번도 그에게 사랑을 바란 적이 없다. 그저 가족 간의 정에 목말랐을 뿐. 멋대로 사랑을 준 건 그였다.

한참 뒤, 복잡하게 일렁이던 그녀의 눈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강지혁, 우리는 헤어졌고 이제 서로 누나 동생 하던 때로 돌아갈 수도 없어. 누나가 필요한 거라면 다른 사람 찾아봐.”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강지혁의 손에 순간 힘이 들어갔다.

“그러니까 곽동현 그 인간이랑은 같이 있을 수 있는데 나랑 있는 건 싫다는 거네?”

강지혁의 입에서 싸늘한 음성이 들려왔다.

“자꾸 그 사람 끌어들이지 마.”

“왜? 마음이라도 아파? 안 좋아한다며? 그리고 난 솔직히 이해가 안 가. 어떻게 나랑 헤어지고 그런 남자를 곁에 둘 수가 있지? 곽동현의 뭐가 그렇게 좋은데?”

임유진이 또 한 번 곽동현을 두둔하자 강지혁은 기분이 언짢았다.

‘동현 씨는 최소한 나한테 진심이었고 나를 존중해줬어. 그리고 동현 씨와 함께라면 또 언제 버려질까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겠지.’

임유진은 목구멍까지 차오른 이 말을 꾹 삼켰다. 괜한 소리로 곽동현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었으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 그 사람 안 좋아해.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났을 뿐이야.”

임유진은 그와 눈을 마주한 채 차분한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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