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13화

통째로 빌려?

사람이 없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통째로 빌렸을 줄이야...

아마 다른 사람이었으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레스토랑 쪽에서 거절했을 것이다. 오직 강지혁이기 때문에 이곳을 빌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고이준을 따라 3층에 도착해 보니 큰 홀에는 역시 아무도 없었고 야경이 보이는 창가 쪽에 강지혁 혼자 앉아있었다.

그는 발걸음 소리를 듣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기 쪽으로 걸어오는 임유진을 빤히 바라보았다.

살짝 올린 입 끝이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마치 화보라도 찍는 것 같았고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임유진은 한숨을 한번 들이켜더니 강지혁의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언니랑 윤이 데리고 나와줘.”

강지혁은 잔잔하게 웃었다.

“일단 앉아.”

고이준은 그 말에 어느새 의자를 뒤로 빼주고 있었다.

임유진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결국 자리에 앉았다.

강지혁은 그녀가 자리에 앉자마자 곧바로 메뉴판을 건네주었다.

“뭐 먹고 싶은지 한번 봐봐.”

“나 밥 먹으러 온 거 아니야.”

“나는 밥 먹으러 온 거 맞아.”

강지혁은 태연하게 말을 받아쳤다.

“전에 내가 했던 말 기억해? 앞으로 돈 많이 벌게 되면 너 맛있는데 데려다준다고 했었잖아.”

임유진의 몸이 움찔했다.

그건 두 사람이 작은 원룸에 살았을 때 그가 해줬던 말이었다.

“여기 음식이 네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어.”

아마 그와 얘기를 나누려면 식사부터 마쳐야 할 것 같다.

“아무거나 시켜. 난 여기 와본 적 없어서 뭐가 맛있는지도 몰라.”

“그래 그럼.”

강지혁은 레스토랑 매니저를 불러 이것저것 주문했다. 그리고 두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다 내보냈다.

“그렇게도 탁유미 씨를 도와주고 싶어?”

“응.”

강지혁의 질문에 임유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 여자는 한지영도 아니잖아. 그런데도 네가 이런 부탁을 할 가치가 있어?”

“응. 있어.”

탁유미는 그녀가 제일 힘들 때 손을 내밀어줬던 사람이다.

‘너 같은 사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