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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임유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짐을 왜 옮겨? 설마 너 여기서 살려고?”

“응. 그때도 같이 살았잖아.”

강지혁이 뭐가 문제냐며 피식 웃었다.

그때와 지금이 같을 리가 없지 않은가.

임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왜? 누나는 나랑 같이 사는 게 싫어?”

강지혁은 허리를 숙여 임유진의 얼굴 가까이에 다가가 물었다. 근거리에서 보는 그의 얼굴은 마치 신이 빚은 걸작이 따로 없었다. 게다가 어찌나 가까웠는지 속눈썹 개수까지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임유진은 얼굴을 반대쪽으로 돌리며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강지혁은 그걸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턱을 잡고 자신과 눈을 마주치도록 돌려버렸다.

“이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야?”

그의 목소리는 어느새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려는 듯 지독하게 눈을 맞춰왔다.

“아니면 후회해? 탁유미 그 여자를 구하고 내 제안에 동의한 거 후회해?”

“후회... 안 해.”

임유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처럼 하루아침에 우리 관계를 바꾸는 게 쉽지 않아서 그래. 강지혁, 나한테 적응할 시간을 좀 줘.”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애원에 가까웠다.

“알았어. 누나 부탁인데 들어줘야지. 잠깐은 이대로 따로 살아. 적응할 시간을 줄게. 하지만 나는 오래 기다리는 거 못 해.”

임유진은 그제야 안도했다.

“그리고 혁이라고 불러.”

강지혁의 손가락이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매만졌다. 입술 온도가 조금은 뜨거웠다.

“응, 혁아...”

원하는 대로 혁이라는 호칭을 듣자 그는 활짝 웃더니 그녀를 자기 품 안에 꽉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얼굴을 그녀의 목에 묻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드디어 내 누나가 됐네? 앞으로 내 옆에만 있어. 어디 떠날 생각하지 말고. 알았지?”

임유진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지금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한기가 몸을 덮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강지혁의 품은 분명히 이토록 따뜻한데 왜 이리도 추울까...

...

임유진은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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