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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산만한 남자의 소리가 들리자, 신유리는 순간 심장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아 숨을 고르지 못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이 서준혁을 바라보며, 서랍을 쥐던 손가락도 힘을 너무 들인 바람에 손가락이 하얘졌다.

신유리는 이명이 들려 머리에서 윙윙 소리가 났다.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

어떻게 그런 지독한 말을 할 수 있는지 그녀는 도무지 모른다.

아무리 그녀가 싫고 짜증 나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대할 수 있는 거지?

구역질이 나는 느낌이 엄습하자 신유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하여 그녀는 허리를 약간 굽혀 괴로운 느낌을 좀 덜어주려고 했다.

서준혁은 아직 떠나지 않았다. 그는 검은색 정장에 셔츠 단추를 맨 위로 꼼꼼하게 챙겨입었고 검은 눈동자는 물끄러미 신유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 밑이 침침하여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을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전화에 서준혁이 불려 갔을 때도 신유리는 여전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눈가에 맺힌 눈물이 결국 하염없이 떨어졌다.

다음 날 아침, 신유리는 회사에 가지 않고 성남병원으로 갔다.

예약한 건강검진은 매우 포괄적이어서, 서준혁의 세심함에 신유리는 또 한 번 감탄했다.

산부인과에 불려 갔을 때도 그녀는 굳어진 표정으로 들어갔다.

신유리가 들어가자 산부인과 의사는 무뚝뚝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옷 갈아입고 누우세요. "

신유리는 검사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절망한 듯한 표정으로 검사실에 들어갔다.

예전에도 정기적인 신체검사를 받았었지만, 그 차가운 기계들을 볼 때마다 오싹해났다.

의사 선생의 거친 동작과 기계적인 태도에 검사를 마치고 나갔을 때 신유리는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다.

보고서를 얻으려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신유리는 회사에 가지 않고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근처 작은 공원에 가서 산책이나 하려던 참에 서준혁의 전화를 받았다.

"어제 미래와 얘기하면서 어땠어?"

신유리는 잠시 뜸을 뜨고는 대답했다.

"글쎄, 미래는 많은 선택지가 있어서 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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