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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유리야! "

외할아버지는 연세가 좀 많지만, 사리를 분별하는 데는 문제는 없었다.

신유리는 이미 서준혁과 관계를 끊었다고 얘기를 드렸었지만, 외할아버지는 그래도 걱정스러워 서준혁과 재차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서준혁이 좋은 사람인 건 잘 알고 있으나 외손녀를 기분 나쁘게 하니 배척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 목소리를 갑자기 높이는 바람에 외할아버지는 기침이 나 신유리는 다급히 일어서 등을 다독여주었다.

외할아버지는 숨이 점점 골라져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

"가자, 난 이곳에서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구나. "

신유리는 대답하면서 외할아버지를 부추겨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

하지만 사모님이 얼마 전 주문한 삼계탕을 직접 올리면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선생님, 유리야! 오랜만에 온 거네? 아까부터 와서 인사드리려고 했어. "

식당 사모님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랑 관계가 아주 친한 사이였다. 사모님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신유리를 보며 말했다.

"우리 유리 많이도 컸네? 마지막으로 본 건 아직 초등학생이었지? 시간이 참 빠르네, 내가 그때 유리를 처음 봤을 때 어찌나 작고 불쌍하던지, 이 아줌마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 "

신유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고기 탕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모님, 이것 다 포장해 줄래요? 가져갈게요. "

"그래그래, 포장해 주마. "

사모님은 재빨리 포장 박스를 챙겨오고는 음식을 담으면서 외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누었다.

신유리는 옆에서 침묵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모님이 질문을 던졌다.

"내가 글쎄 지난달에 신기철을 봤어, 둘째까지 낳았던데? 한 가족이 모두 시내로 이사 갔나 봐."

신기철은 바로 신유리의 아버지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론할 때마다 신유리와 외할아버지는 안색이 어두워진다.

사모님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포장 주머니를 건네고는 주방으로 다시 돌아갔다.

신유리는 포장 음식을 들면서 외할아버지를 부추기며 밖으로 나가려고 일어섰다.

마침 송지음이 있는 테이블이 중간 위치에 있어 어쩔 수 없이 그곳을 지나야 했다.

신유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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