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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신유리는 서둘러 요양원으로 돌아갔다.

원장과 간호사들은 모두 외할아버지 방문 앞에 있었고, 신유리가 도착하자 서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님이 안으로 모셨어요, 한참 뒤 한 여인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길래 저희는 어르신의 감정이 격해질까 봐 급히 유리 씨를 부른 거예요."

외할아버지가 퇴원할 때, 의사는 더 이상 외할아버지의 감정이 격해지지 않도록 챙겨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신유리는 눈이 침침해져 원장님과 이야기를 난 뒤 문을 두드렸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신유리는 밖에서 외할아버지를 불렀다.

"외할아버지, 저예요."

갑자기 안에서 외할아버지의 누그러진 기침 소리가 들려오는데, 좀 다급하게 들렸다.

신유리는 더욱 조급해져 볼륨을 높였다.

"이연지! 무슨 일이 있으면 직접 나한테 말해!"

방안에서 바스락 소리가 나면서 곧 방문이 열리더니 외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으며 나왔고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이연지가 혼자 소파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그녀의 사색을 다시 끌어당겨 신유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외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괜찮으세요?"

"아무 일도 아니야. "

외할아버지는 더 이상 말하기 싫은 듯 손을 내저었다.

외할아버지는 방안의 이연지를 바라보며 지팡이를 땅바닥에 세게 구르고 나서, 무거운 목소리로 호통쳤다.

"이 양심도 없는 년, 당장 합정으로 돌아가! 앞으로 너 같은 딸이 없는 걸로 생각할 테니까 꺼져!"

외할아버지가 말을 매우 급하게 한 바람에 또 맹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신유리는 손으로 등을 만져주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이연지를 바라보았다.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지금 떠나는 게 좋을 거예요."

이연지가 일어서자, 신유리는 그제야 그녀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지난번보다 더 야위고 초췌해졌고 왼쪽 눈이 퉁퉁 부어올라 눈가엔 핏발이 서 있으며 옷도 지저분해 60대 노부인처럼 보였다.

이연지는 신유리를 감히 쳐다보지도 않고 무릎을 꿇었다.

신유리는 순간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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