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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요양원 원장은 자리를 만들어 신유리에게 여기에 앉으라며 ​​손짓했다.

그러나 신유리는 병상에 누워 있는 외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떼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그녀는 외할아버지와 함께 자랐다. 외할아버지는 비오는 날이면 그녀를 데리고 나와 함께 웅덩이를 밟아주었고, 맑은 날에는 같이 연을 날리곤 했다.

그는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녀를 위해 바람개비까지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해진 상태라 병원 침대에 누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외할아버지 젊은 시절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연지와 신유리 둘 다 외할아버지의 장점인 외모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신유리는 침대 끝에 섰는데, 그녀의 손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눈 앞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중풍으로 얼굴의 절반이 일그러져 있었고 입꼬리는 비정상적으로 뒤틀려 있었다.

그럼에도 외할아버지는 신유리에게 할 말이 많은 듯 여전히 입술을 움직이고 있었다.

신유리는 쪼그리고 앉아 외할아버지의 입술에 귀를 갖다 대는 것밖에 해 드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산소마스크를 씌워져 있었기에 얼굴이 뒤틀려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녀가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외할아버지는 다급해하며 흐릿한 눈빛으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주름진 눈가에서는 천천히 눈물이 흘러내렸다.

신유리는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외할아버지의 앞이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외할아버지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종이 한 장을 들고는 괜찮은 척하며 말했다. “외할아버지,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는데 왜 울고 그러세요?”

외할아버지는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신유리에게 손짓했다.

그녀는 잠시 당황했으나 그의 뜻을 이해하고는 외할아버지의 손가락 아래에 손바닥을 펼쳤다.

외할아버지는 정말 작은 면적에만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기에 한 획 한 획 아주 천천히 써 내려갔다. 하지만 힘겹게 글자들을 쓴 뒤 그는 힘에 겨워 손을 침대 위로 떨어트리고 눈을 감았다.

병원을 떠나기 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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