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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이연지의 일에 외할아버지의 일, 그리고 회사 일과 서준혁, 그리고 송지음까지 너무 많은 일들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무너질 권리도 없었다.

원래부터 혼자인데 만약 무너지면 그녀를 일으켜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없을것이다.

정말 아무도 없으니 그녀 자신밖에 없을 것이다.

신유리는 가녀린 손가락으로 운전대를 잡으며 수화기 너머의 무뚝뚝하고 담담한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신유리, 넌 네가 웃기지도 않아?”

마치 바닷물을 들이마신 것처럼 가슴이 몹시 아팠다.

하지만 바로, 수화기 너머에서 그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5분 줄 테니까 당장 올라와.”

그는 말하고는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신유리는 고개를 돌려 옆에 놓인 상자를 바라보았는데, 외할아버지가 주신 부적이 맨 위에 놓여 있었고, 외할아버지 글씨체로 ‘유리’라고 쓰여 있었다.

신유리라는 이름도 외할아버지가 지어준 것이였다. 유리처럼 투명한 아이가 되라고 그렇게 지으셨다고 하셨다.

그러나 당시 외할머니는 유리라는 이름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반대했다.

신유리가 위층으로 올라갈 때 마침 퇴근 시간이라 우르르 내려오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그렇게 여러 사람과 인사를 나눴는데, 그 중에 송지음도 있었다. 신유리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다가 멈칫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못 본척하고 바로 서준혁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송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사 보안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아무나 다 들어올 수 있게 하죠?”

신유리는 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그녀는 대표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이석민이 서류를 안고 나오는 것을 보았는데, 이석민도 그녀를 보고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신유리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문을 열었다.

서준혁은 창문 앞에 서서 차가운 얼굴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

신유리의 문을 여는 소리에 잠시 힐끗하고는 바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신유리는 그 자리에 서있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고개를 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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