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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신유리는 눈초리를 치켜올리더니 말했다.

“나 이제 그들이랑 아무 관계 없어. 네 마음대로 해.”

서준혁은 무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위아래로 훑었다. 마치 그의 깊은 눈동자에 감정이 북받치는 듯 USB를 손에 들고 멈칫하더니 잠시 후에야 고개를 끄덕였다.

신유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물었다.

“또 다른 일 있어?”

화인 그룹이든 서준혁이든 신유리는 모두 거북스러웠다.

서준혁은 멈칫하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전에 말했었지. 높은 곳까지 올라가려면 누구에게도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 된다고.”

그의 새까만 눈동자에 신유리가 알아볼 수 없는 정서가 묻어있었다.

“하지만 넌 줄곧 배우지 못했어.”

신유리의 얼굴에 한 줄기 의혹이 스쳐 갔고 그녀는 서준혁의 탄식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갑자기 지나가 버려서 어쩔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아마 잘못 들었을 가능성이 더 컸다. 신유리는 입술을 깨물고 사무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왔다 갔다 두 탕이나 뛰고 신유리는 그제야 별장으로 돌아갔다. 마침 이신은 바베큐를 준비하고 있었고 곡연은 그녀를 보자 콜라 한 병을 든 채 인사했다.

“마침 잘 왔어. 언제 돌아오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하려 했는데.”

신유리는 약간 멀미가 나고 머리가 어지러운 것 같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희들 먼저 먹어.”

신유리는 말을 마치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곡연은 그녀의 뒷모습을 빤히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서 나지막하고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좀 쉬게 놔둬.”

곡연은 고개를 돌려 이신을 봤더니 그의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없자 참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주의를 기울였다.

“보스, 유리 언니 최근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아 보여. 좀 관심이라도 해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언니가 다른 사람의 여자 친구가 된 후에 후회하지 말고.”

이신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잠시 망설이더니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유리는 비몽사몽한 상태였다.

서준혁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귓가에 맴돌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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