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 저녁 만찬으로 시후가 예약한 레스토랑이 이곳이라니?“시후 씨, 지금 날 속이는 거 아니죠?”라며 그녀가 물었다.은시후는 “농담하는 거 아니에요.”라며 미소 지었다.그러면서 은시후는 “며칠 전에 이곳을 예약했어요. 믿지 못하겠다면 들어가서 알아보면 되죠.”유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혼 3년 차.. 시후는 한 순간도 자신을 속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오늘처럼 중요한 날에 아내인 자신을 속일 수 있을까? “아니에요! 괜찮아요~ 난 남편을 믿으니까요.”“그런데 시후 씨, 오늘 스카이 가든은 갈 수 없지 않아요? 오늘 그곳은 누군가 대관 했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은시후는 황급히 “내가 예약한 곳은 스카이 가든이 보이는 사이드 좌석이라 아마 식사하면서 그곳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가 식사를 하면서 대체 어떤 사람이 그곳을 통째로 대관할 수 있었던 건지 알 수 있겠죠?”유나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난 시후 씨가 이렇게 치밀한 사람인 줄 생각지도 못했어요! 우훗!”두 사람의 발걸음은 곧바로 샹그릴라 호텔로 향했다.1층 로비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기다리고 있을 때, 두 사람의 귓가에 갑자기 한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에엣? 뭐야? 김유나 아니야? 네가 왜 여기 있어?!”유나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바로 맞은편에서 젊은 남녀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남자는 명품 브랜드 양복을 입고 있었기에 딱 봐도 부잣집 자제처럼 보였고, 여자는 온 몸에 명품을 두른 채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옷차림은 화려했지만 뭔가 과한 느낌이 있었다.알고 보니 그녀는 유나의 대학 룸메이트, 송지아였다.둘은 같은 기숙사 방을 썼지만, 학과가 같지 않았고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다.송지아는 자기애가 너무 강했고 질투도 심했기에..학창시절 송지아는 늘 유나가 ‘학과 여신’이란 타이틀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여신은 자신이어야 했기에. 사실, 그녀는 외모로
송지아는 유나의 얼굴을 보며 거만한 표정으로 자신의 옆에 서 있던 남자를 끌어당겼다. “소개할 게. 내 남편 정호민이야!”그러면서 송지아는 “우리 남편은 억대 재산을 물려받은 자산가야.”라며 남편을 치켜세웠다. 유나는 예의상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하지만 순간 시후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오늘처럼 좋은 날, 아내를 데리고 결혼 기념일을 축하하러 왔을 뿐인데 이렇게 짜증나는 상황에 맞닥뜨릴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참, 우리 남편이 여기 최고 클래스 회원이라, 힘 좀 쓸 수 있는데.. 차라리 이따가 우리 예약 룸에 오는 게 더 낫지 않겠어?”유나가 완곡히 거절하려 했지만, 시후가 웃으며 “제가 예약한 자리도 그닥 나쁘지 않으니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예약한 곳은 맨 꼭대기 층의 스카이 가든으로 아내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주려고 준비한 곳이다. 이런 자신이 왜 송지아 남편이 어떤 회원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더군다나 샹그릴라 호텔 전체가 자신의 것인데, 만약 유나를 데리고 고작 플래티넘 회원이 예약한 룸에 들어간다면 스스로 체면을 깎는 것이 아니겠는가?그 때 송지아가 “아니 세상에.. 유나야, 네 남편 좀 봐! 어쩜 배려를 해줘도 모르니? 평소에 어떻게 사는 거야?”라며 불평을 해댔다. 이어 그녀는 정호민의 팔짱을 끼고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말했다. “은시후 씨는 이런 고급스러운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아.. 사람이 너무 교양이 없잖아~ 혹 필요하면 우리 남편에게 교양 교육을 좀 받는 게 어때?”정호민은 은시후를 건방진 눈빛으로 바라보며 웃었다. “여보, 나에게 그렇게 불가능한 일을 시키면 어떻게 해~ 은시후 씨는 그냥 저렇게 태어난 것을.. 우리처럼 교양을 갖추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워 보인다고.”송지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그래요.. 기지배야! 너 빨리 이혼하겠다고 이야기해! 은시후처럼 거지같은 남자랑 평생 살아야 한다니.. 얼마나 억울하냐?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지 않겠어?!”
시후는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름: 송지아. 성별: 여. 나이: 26세. 서울대 졸업.”“대학 신입생 때, 조사에 따르면 호텔 예약 건이 100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됨. 같이 호텔에 간 상대는 같은 학교 유호진, 이한솔, 김수영이라는 이름의 학생임.” 송지아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무슨 헛소리야? 조심해! 내가 너 고소할 거야!”라고 말했다.옆에 있던 정호민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송지아는 “너, 개소리 하지 마!”지후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대학교 2학년 때, SH 그룹 부회장에게 채용됨. 한 달에 약 천만 원씩 3년 동안 돈을 받으면서 낙태를 네 차례 진행. 미래 산부인과의 마지막으로 낙태를 진행한 의사가 평생 불임을 선언함.”그러면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정호민에게 물었다. “정호민 씨, 제가 잘못 짚지 않았다면. 아직 아이가 없는 것 아닙니까?”정호민의 표정이 일순간 일그러지며 송지아를 노려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송지아는 진땀을 빼며, “여보 저 남자 말을 듣지 마. 난 당신이 처음이야! 당신이 더 잘 알잖아?!” “아! 릴렉스, 릴렉스.. 여기 더 멋진 내용이 있으니까.”라며 은지후가 웃었다. 송지아는 당황한 듯 정호민의 손목을 끌면서 말했다. “당신, 그만해! 남편~ 우리 빨리 가는 게 좋겠어! 우리 밥 먹을 시간이 별로 없다고.”정호민은 눈살을 찌푸린 채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은시후에게 “뭐가 더 있죠?”라며 물었다. 은시후는 “잘 들어 보시죠. 송지아는 대학 졸업 후 성형수술을 철저히 하고, 한 달 뒤 정씨의 회사에 입사해 일부러 정씨의 벤틀리 승용차를 얻어 타며 정씨 집안의 대소사를 알게 되었음.” 은시후는 정호민을 바라보며 “내 말이 맞죠, 정호민 씨?”라고 말했다. 정호민은 아연실색했다.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사실이.. 그러니까 그 이전의 기억들이 다 계획된 일이었다고?송지아는 이미 얼굴이 창백 해졌고, 그 자리에
정호민의 안색은 잿빛이 되었고, 핏기도 함께 싹 가셨다.순간, 그는 머리를 세게 얻어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의 인내심이 바닥 났을 때, 그는 송지아를 미칠 듯이 때리며 욕을 퍼부었다. “이 더러운 년, 계속 날 속여?! 그리고 결혼한 것도 모자라 바람까지 피다니.. 우리 어머니께서 아마 널 때려 죽일 거야! 그 전에 내가 널 때려 죽여버리겠어!”송지아는 계속 울부짖었다. 그녀의 머리는 흐트러졌고 멘붕이 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정호민은 그녀를 때리면서, “당장 이혼해! 내가 널 깨끗하게 내보내 줄 테니까! 안 그럼 내가 사람을 대서 네 부모님, 동생 할 것 없이 다 죽여버리고 강물에 던져버릴 테니 알아서 해!”송지아는 멘붕에 빠졌다!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 정호민과 결혼했는데.. 평생 부잣집 며느리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그 꿈이 산산조각 난 것이다!이게 다 은시후 때문이야!그녀는 시후를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째려보았다. 하지만, 이 때 시후는 유나에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 자기들끼리 물고 뜯게 두고 우리는 식사하러 갑시다.”말을 마친 그는 유나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유나의 눈빛이 가볍게 흔들렸다. 그녀는 속으로 조금 놀랐다. 시후가 어떻게 송지아의 흑역사를 이렇게 많이 알고 있는 거지?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다는 말투로 물었다. “저 내용을 다 당신이 조사한 거예요??”“아.. 그럴 리가? 내가 어디 그런 걸 찾을 수 있겠어요?” 시후는 “예전에 대학 다닐 대 한 친구가 송지아에게 심하게 상처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때 많은 자료를 모아 두었죠. 그런데 그 자료들이 오늘 쓸모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로 들어왔다.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마자 은시후는 최상층 버튼을 눌렀다. “시후 씨? 혹시 층수를 잘못 누른 게 아닌가요? 최상층은 스카이 가든인데요?”“유나 씨, 우리 오늘
그 때 은시후가 손을 내저으며 “저희 둘 만 있고 싶어서요. 자리를 좀 비켜주시겠어요?”라고 말했다.그러자 곧 모든 스태프가 그 자리에서 밖으로 나갔다. 스카이 가든에는 유나와 시후 둘만의 공간으로 바뀌었다.유나는 그 순간 마치 꿈속을 거닐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럭셔리한 스타일로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꾸며진 웅장한 내부였다.웅장한 천고는 화려한 크리스탈 샹들리에들이 맑은 빛을 내뿜고 있었는데, 마치 밤하늘에 수 놓인 별처럼 아름다웠다. 그 때문인지 가든 전체가 더 우아하고 고요해 보였다.가든 내부를 가득 채운 클래식 피아노 명곡들은 유나의 마음을 부드럽게 사로잡았고, 싱싱한 생화들은 짙지 않은 그윽한 향기를 풍겼다. 정말 말할 수 없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이때 연주곡이 클래식한 결혼 행진곡인 으로 바뀌면서 가든 내부에 울려 퍼졌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은은하게 유나의 귓가로 흘러 들었다.유나가 아찔하게 아름다운 풍경에 눈길을 빼앗겨 감탄하고 있을 때, 단정한 수트 차림의 은시후가 꽃다발을 들고서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그가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수정 유리로 된 버진로드가 끊임없이 아름다운 꽃잎들을 그려냈다. 이 꽃잎들은 마치 연주에 따라 춤추는 것 같았기에, 유나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다.지금 이 시각, 스카이 가든 외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크리스탈 유리 외벽과 바닥을 통해 내부에서 진행되는 모든 상황들을 궁금해하고 있었다.다만, 유감스럽게도 스카이 가든의 유리는 모두 불투명했기에 사람들은 내부를 분명하게 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한 쌍의 젊은 남녀가 서 있었고, 그 내부는 수많은 꽃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바닥에서도 붉은 꽃잎들이 흩어지는 것이 보였다. 수많은 여성들은 “어머.. 너무 로맨틱한 거 아니야? 이런 장면은 영화에서 밖에 본 적 없는데.. 부럽다..”라며 부러움에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내가 만약 저 여자라면,
희미한 크리스탈 유리 너머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 웅장한 결혼식을 보고 있었다.많은 사람들은 부러워하는 동시에 스카이 가든에서 결혼한 커플이 도대체 누구일지 추측하기도 했다.이 결혼식은 친척도, 절친들도, 증인도 없었으며 심지어 주례도 없는 비밀스러운 결혼식이었다.시후는 유나의 손을 잡고 미리 준비해 놓았던 목걸이를 꺼냈다.“유나 씨, 이건 내가 당신에게 주는 결혼기념일 선물이에요.”유나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목걸이를 보며 “이거.. 혹시 트라비체에서 판매하는 진품 아니에요? 시후 씨, 이거 대체 어디서 난 거예요?”말을 하면서도 유나는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설마, 우리 남편이 SNS에 나오는 탈인간급 재벌이었던 거야?왜 이 목걸이가 시후 씨의 손에 있는 거지?그런데...그러나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시후가 어떤 사람인데.. 내가 더 잘 알아.. 그런데 어떻게 탈인간급 재벌일 수 있겠어?우리 남편은 부자와는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야!시후는 이때 유나가 당황한 것을 보고, 속으로 자신의 정체를 알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사실 자신이 LCS 그룹의 자제이며, 엠그란드 그룹의 상속자라는 사실을.. 그러나 순간, 그의 머리속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떠올랐다.사실 자신이 LCS 그룹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어렴풋이 생각나는 어린 시절.. 시후는 삼촌과 큰아버지를 만난 적이 있었다. 분명 아버지는 외동 아들이 아니었던 것이다.그러니 자신의 삼촌이나 큰아버지도 그룹의 상속자가 될 수 있으며, 만약 자녀가 있다면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만약 모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도 못한 채, 자신과 유나를 보호할 능력이 부족하면서 성급히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면.. 분명 유나도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 분명했다.부자들의 재산 쟁탈 수단은 매우 잔혹하기에, 그는 사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을 만큼 무모한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런 이유로 그는
하지만,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결혼식의 남녀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시후는 BMW 520으로 개조한 BMW 760을 몰고 유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유나는 여전히 큰 행복에 젖어 스스로를 주체할 수 없었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그런데 시후 씨, 스카이 가든을 어떻게 대관했어요? 한 번도 개인적으로 오픈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시후는 빙긋 웃으며 “사실, 호텔 간부 하나가 내가 고아원에서 친했던 친구라서요. 둘 다 콩 한쪽도 나눌 수 있는 절친이라.. 이번에 내가 그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 친구도 매우 좋아했어요.”유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런 거였구나.. 시후 씨 고아원 친구들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사실 고아원에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아마 며칠 동안 이야기해도 끝나지 않을 걸요? 유나 씨가 듣기 싫을 것 같아서 한 번도 말을 안 했죠.”유나는 진지하게 “당신은 내 남편이라고요. 난 남편에 대해 관심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단 말이죠!?”라고 말했다.시후는 “그럼 내가 앞으로 더 많이 이야기해 줄게요!”라며 웃었다.“좋아요!”커뮤니티로 돌아온 시후는 차를 몰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막 차를 주차해두고 유나와 함께 차에서 내리다 마침 장모님과 걸어오는 장인어른과 마주쳤다. 장모는 두 사람을 보고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이 BMW가 어디서 난 거야?”장인어른도 차를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허! 네가 BMW를?! 그런데 이 차를 새로 샀니? 돈이 많은가 보구만?”유나는 “아버지, 어머니. 이 차는 제가 산 것이 아니에요. 남편이 샀어요.”라고 말했다.“뭐? 자네가?” 장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돈으로 이 차를 산 건가? 설마 우리 돈으로 차를 산 건가??”시후는 황급히 “아..아닙니다. 아버님. 다 제 비상금입니다. 비상금을 모아 산 것입니다...”옆에 있던 장모가 장인어른을 잡아 끌고
장인, 장모는 시후가 내일 더 좋은 차를 사주겠다는 말에 함박웃음을 지었다.장인은 자신이 놓친 차가 최고급 BMW 760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 유나는 시후가 걱정이 되어, 방으로 들어가 세수를 한 뒤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차 살 돈이 또 어디 있어요?”라고 넌지시 묻고서는, “제가 모아 둔 비상금이 조금 있으니 내일 가져가서 보태 써요.”라고 말했다.“아뇨, 아직 돈이 좀 남아 있으니 괜찮아요.”“정말 미안해요 시후 씨..”“에이, 무슨 소리예요? 장인어른, 장모님 우리 모두 한 집안인 걸요. 그러니 사람이라면 마땅히 어른들께 효도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어요?” 시후는 자신의 좁은 방바닥에 누워 웃으며 말했다. “안심해요, 내일 아침 일찍 다시 매장에 가서 한 대 뽑아 올 테니까!”“시후 씨, 정말 고마워요!”라며 감동한 듯한 눈빛을 보냈다. 시후는 하하 웃으면서 “남편에게 무슨 인사치레예요~”라고 말했다.유나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그런데 여보, 매번 바닥에서 자는데 밤에 춥지 않아요?”라고 물었다.시후는 “아니요, 하나도 안 추우니 안심해요.”유나는 갑자기 퉁명스럽게 짜증을 냈다. “흥, 춥지 않으면 계속 바닥에서 잠이나 자요! 이 바보!”침대에서 같이 자고 싶어서 잔머리를 굴려봤는데 남편이란 사람은 저렇게 눈치가 없을까......?시후는 이제서야 문득 자신이 뭔가를 놓친 것을 눈치챘다.“아앗, 여보! 갑자기 바닥이 너무 추워~ 윗니와 아랫니가 서로 보고 싶은가 봐요.. 달달 떨리네..?”“추우면 이불을 더 덮으면 되잖아요?!!” 유나는 기분이 풀리지 않은 듯 여전히 퉁명스럽게 말했다.“에이.... 여보오~”시후는 삐친 아내를 달래느라 난감했다.한참 뒤, 그는 단념하지 않고 “여보, 기온이 더 내려간 것 같아요. 나 추워!”유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불 하나를 발로 걷어 차 시후에게 넘겨주었다. “한 여름 밤인데 춥기는 얼마나 춥겠어요?”라며 “그래도 추우면 제가 패딩을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