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0화

전태윤은 도시락 두 개를 사무용 책상에 올려놓으며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형수님이 너랑 나 같은 회사에 출근한다는 걸 알고 너 먹으라고 챙겨줬어. 맨날 밖에 음식 먹지 마, 깨끗하지 않아.”

“형 예전에 맨날 밖에서 먹었잖아.”

비록 가문의 호텔이지만 그래도 밖은 맞다.

전혁진은 커피를 내려놓고 다급히 도시락통을 열면서 말했다.

“토요일에 형수님 손맛 보고 나 진짜 그 맛에 반했다니까. 오 마이 갓, 뭐가 이렇게 많아. 종류도 다양하고 게다가 보기까지 좋으니 맛은 더 말할 것 없겠지.”

전혁재는 두 도시락통을 다 열어보고는 하예정의 솜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재주도 있는 데다가 음식 솜씨도 좋다며 말이다.

‘어쩐지 할머니가 눈독 들이셔서 기어코 형한테 결혼하라 했지.’

그도 그럴 것이 하예정은 장점이 많은 여자다.

전재혁의 촐싹거리는 모습이 눈꼴 시려서 전태윤이 입을 열었다.

“네 형수님이 나한테 고맙다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상다리 부러지게 아침밥 차렸지, 뭐야. 혼자 먹기엔 너무 많아서 너도 맛 좀 보라고 도시락 싸 온 거야.”

전혁재는 멈칫했다.

그러고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형수님이 나한테 가져다주라고 했으니 먹다 남은 건 절대 아니겠지.”

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먹다 남은 거 먹게 하나씩 미리 다 맛보는 거였는데. 이 자식 못 까불게.’

“형, 다른 볼일 있어?”

“왜, 아침부터 먹을 거 가져다줬건만 벌써 내쫓는 거야?”

전태윤은 불쾌하다는 듯 전혁재를 노려보다가 무의식중에 사무용 책상 끝머리에 놓인 수공 파키라 공예품이 보였다.

전태윤은 파키라를 들어 이리저리 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거 할머니 거랑 같은 사람한테서 나온 작품 같은데.”

할머니는 하예정의 선물을 집안 제일 환한 곳에 올려다 놓았기에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자주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전태윤은 그 작품에 익숙했다.

“형 눈썰미가 아주 그냥.”

전혁재는 자리에 앉아 전태윤이 가져다준 도시락을 먹으며 기분이 잔뜩 나서 말했다.

“그거 형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