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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전태윤은 가볍게 대답하고 계속 말했다.

“이번 일로 그 사람들도 더는 함부로 하지 못할 거야.”

하씨 집안 사람들에게는 이젠 후회만 남을 것이다.

“평소에 점심 식사는 어디서 해요?”

“밖에서.”

전태윤은 다시 물었다.

“나한테 밥 사주고 싶구나.”

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

“시간 되면 내가 밥 살게요. 도움을 받아서 고마운데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밥 사는 거예요. 그런데 너무 비싼 곳은 안 돼요. 감당 못 할 수도 있어요.”

전태윤은 웃음이 나왔다. 고마워서 밥을 사겠다며 비싼 곳에 갈까 봐 두려워하는 건 성의가 있다고 해야 할까, 없다고 해야 할까?

“점심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퇴근하고 나면 외식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나 진짜 밥 사주고 싶다면 집에 일찍 들어갈 테니까 당신이 직접 해줘. 우리 둘만 먹을 수 있게 적당히 하면 돼.”

전태윤은 전혁진에게 아내인 하예정이 만든 음식을 주기 싫었다. 아무리 사촌 동생이라고 해도 그건 안 되는 일이다.

‘집 밥을 먹고 싶으면 자기도 빨리 장가가서 와이프한테 해달라고 하던가.’

전혁진이 전태윤의 생각을 읽었다면 지금쯤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우리 형 역시나 질투했네!”

전태윤은 저도 모르게 창피해졌다.

자기는 절대 질투가 뭔지도 모르고 어떤 기분인지 느껴본 적도 없다고 큰소리치더니 아마 지금쯤은 제대로 그 기분을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

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저녁에 일찍 들어와요. 밥 차려 놓고 기다릴게요.”

“수고해.”

전태윤은 절대 하예정이 아내로서 무조건 밥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만약 그녀가 차려준다면 그것은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두 사람 다 출근해야 하고 직장이 있다 보니 각자 바쁜 건 사실이다.

가정이 행복해지려면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함께 힘을 써야 한다.

두 사람은 5분도 안 돼서 통화를 종료했다.

통화를 종료한 후, 전태윤은 휴대폰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사무용 책상에 올려놓고 혼자 중얼거렸다.

“나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이상하네.”

그는 왜 용건 없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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