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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장

맛없어!

왜 달지?

왜 단맛이 나는 걸까? 소금인 줄 알고 설탕을 넣은 것인가?

주형인은 주방으로 가 양념통을 보았다. 설탕과 소금과 MSG가 양념통에 나란히 담겨 있었다. 분명히 소금인 줄 알고 설탕을 잘못 넣은 것이다.

결혼 전에는 주형인은 집에서 어머니가 밥을 해주었고 결혼 후에는 하예진이 밥을 해주어서 음식을 만들어 먹은 적이 없었다. 처음 요리를 하는 그의 음식은 정말 삼키기가 어려웠다.

밥솥을 보니 하예진이 이미 물을 맞춰놓아 밥은 먹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흰 쌀밥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돌아와 따뜻한 밥 한 끼 먹지 못한다는 것에 주형인은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성큼성큼 방으로 다가가 방문을 열었다. 하예진은 침대 머리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주형인은 화가 더욱더 치밀어 올랐다.

그는 하예진의 앞에 다가가 휴대폰을 내쳐 떨어트리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 땅바닥에 박았다. 그러고는 발로 하예진을 마구 차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들이 잠에서 깰까 봐 큰 소리로 욕을 하지는 않았다.

갑자기 습격당한 하예진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땅바닥으로 내쳐졌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주형인을 노려보았다.

주형인은 남자인 데다가 먼저 공격까지 했으니 하예진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먼저 찾아야 했다.

주형인에게 맞은 하예진의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지만 하예진은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다. 예전에 회사 동료가 그녀에게 말하길 부부가 싸울 때 이기든 지든 무조건 반격을 하라고 했었다. 남자들이 여자를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하면 안 되었다.

만약 여자가 잘못을 인정한다면 계속 폭력을 가할 것이다.

가정폭력은 한번 시작하면 영원히 끝이 없다.

주형인이 주먹이 다가올 때 하예진은 죽을힘을 다하여 그 주먹을 잡아내고 그의 팔을 있는 힘껏 꽉 물었다. 주형인의 비명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주형인은 다른 손으로 하예진의 머리카락을 더욱더 세게 잡아끌었고 하예진은 더욱더 세게 그의 팔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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