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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일단 옷부터 벗으세요

한소현의 말에 서준영이 얼굴을 찌푸리더니 거절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네요."

서준영은 그대로 매정하게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러자 한소현이 다급하게 발을 내밀어 문을 닫지 못하게 막은 후 소리쳤다.

"서준영 씨, 혹시 지금 일부러 이러는 겁니까?"

그러자 서준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한 비서님, 이 야심한 시각에 남자 집에 혼자 찾아와 다짜고짜 가슴을 봐달라는 건 누가 들어도 좀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혹 아프시다고 해도 병원부터 가셔야죠. 왜 저를 찾아옵니까?"

한소현은 그의 구구절절 맞는 말에 민망한 듯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 어쩔 수 없잖아요. 지금 의사들은 다 퇴근했고 나는 아파 죽을 것 같단 말이에요..."

"그리고 내가 가슴 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한 건 당신이잖아요. 그래서 당신을 찾아온 거란 말이에요."

한소현의 기어들어 가는 듯한 목소리에 서준영이 담담하게 말했다.

"봐 드릴 순 있어요. 하지만 먼저 저한테 정식으로 사과부터 하세요."

그에 한소현이 내키지 않는 얼굴을 했지만, 아쉬운 건 자신이었기에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

"미안합니다, 이제 됐습니까?"

서준영이 피식 웃고는 몸을 돌렸다.

"들어오세요."

거실.

한소현은 가슴을 꽉 누른 채 다급하게 물었다.

"서준영 씨, 이거 대체 왜 이런 겁니까? 빨리 봐주세요."

그러자 서준영이 태연하게 물을 따르며 답했다.

"큰 문제는 아닙니다. 그저 한 비서님이 자신의 가슴이 큰 걸 생각 안 하고 작은 사이즈의 속옷을 계속 입고 있은 탓에 흉부를 지나가는 맥이 꽉 막혀 서서히 통증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증상이 일찍 나타나서 발견이 빨랐어요. 이대로 치료를 안 받게 되면 유방암으로 바뀔 테죠. 그때는 치료하려면 당신의 오른쪽 가슴까지 잘라내야 했을 겁니다."

서준영의 말에 한소현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심각한 거였다니...’

한소현은 유방암에 걸려 한쪽 가슴만 잘라낸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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