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들은 생각지도 못한 폭력적인 장면에 너도나도 놀랐다.하지만 탁하는 소리와 함께 몽둥이가 허공에서 강한 힘에 의해 공격을 멈췄다.건장한 남자는 자기의 공격을 방해하는 서준영을 향해 소리쳤다.“누구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서준영도 굳은 표정으로 건장한 남자를 노려보며 말했다.“내가 이 약국의 사장 서준영입니다.”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잡고 있던 몽둥리를 단번에 두 동강 내버렸다.강한 힘에 놀란 건장한 남자는 뒤로 한 발 물러서면서 경계하는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봤다.“네가 이 약국 사장이야? 당신 직원이 내 동료를 제때 치료 못 하고 시간만 끌다가 죽였어. 당장 10억 원의 배상금을 내놔!”서준영은 뒷짐을 지면서 전혀 흔들림 없이 답했다.“좋아요, 당신이 얘기한 10억 원을 드릴게요.”건장한 남자가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봤고, 그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우리 사이에 아직 결산할 것들이 남은 것 같은데요.”“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당신들이 난장판 만들어 놓은 이 약국을 장식하는데 2억 원 정도가 들었죠. 그리고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약재들만 해도 1억 6천 만 원이 넘고 당신이 지금 밟고 있는 설령지라는 약재는 엄청 귀한 거라 가격이 2억 원 정도 하죠. 이것저것 가격을 따지면 적어도 20억 원 정도는 나오겠네요.”서준영은 숨을 한번 고르더니 인부들이 물어내야 할 배상금을 계속 말했다.“서지강 씨가 심각하게 다친 걸로 보아 병원비가 적어도 6억 원 정도 나오지 않겠어요? 게다가 우리 여직원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도 보상해야죠. 당신들은 이런 것들을 따져본 적이 있어요?”건장한 남자의 옆에 있던 한 인부가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금액의 피해 보상금에 머리를 움켜쥐었다.“형, 저놈이 말한 대로 우리가 진짜로 다 보상해야 하나요?”건장한 남자는 그 인부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으면서 화냈다.“그런 걸 왜 걱정하고 있어, 저놈 꾀에 넘어가지 마!”이어 그 남자는 서늘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서준영은 환자의 머리 쪽 백회혈 부근에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발견하지도 못했을 작은 바늘구멍을 발견했다.그는 환자가 맹독성 은침에 머리가 찔렸을 거로 판단하고 당당하게 로비로 나갔다.건장한 남자는 기다리기라도 한 듯 서준영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다 봤으면 얼른 배상금을 내놓지.”하지만 서준영은 그의 요구를 단칼에 거절했다.“못 줘요!”“이놈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준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못 준다니!”건장한 남자와 인부들은 무기를 들고 싸울 태세를 취했고 구경꾼들도 다 같이 서준영을 비난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서준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배상금을 못 주겠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환자는 지강 씨의 실수로 죽은 게 아닙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당신 약국 의사가 내 동료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서 죽었는데 그게 아니라니!”“환자의 사인은 급성 맹장염이 아니라 맹독으로 인한 독살이에요. 제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해도 좋아요.”공사장 인부들은 구석에 모여서 작은 소리로 토론하기 시작했다.“형, 저놈이 인혁이가 독살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죠?”“우리 이제 어떡해요? 부검하면 우리는 끝장이에요...”건장한 남자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다른 안부들을 째려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들 진정해, 끝까지 의사의 잘못으로 죽은 거라고 잡아떼면 돼! 부검은 우리 동의 없이 진행할 수 없어.”이어 건장한 남자는 서준영에게 다가가면서 당당하게 말했다.“독살이라니, 헛소리 그만해! 당신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진실을 날조한다는 걸 누가 모를 줄 알아? 인혁이가 여기 중국에서 죽은 건 분명한 사실이야!”“맞아, 인혁이 형은 여기서 죽었어!”서준영은 더 이상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다.“제 말을 못 믿겠다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시죠. 경찰 조사 결과 저희 쪽 문제라면 책임지고 모든 걸 배상하도록 하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파손된 물건에 대한 보상, 직원들이 입은 정신적 피
채명은 너무 당당하게 나오는 서준영 때문에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이놈한테 무슨 증거가 있다는 거지? 웬만한 사람은 발견하지도 못할 텐데...’서준영은 불안해하는 채명을 보면서 속으로 기뻐했다.“채 선생님, 안색이 나빠 보이시는데 무슨 일 있어요?”채명은 자기의 불안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담담하게 답했다.“하하하, 아니에요. 어떤 증거가 있다는 거죠?”서준영은 채명을 향해 씩 웃더니 옆에 있던 서지강과 여직원들에게 말했다.“진료실에 있는 환자를 여기로 옮겨주세요.”당당한 서준영과는 달리 서지강은 엄청 걱정스러웠다.“사장님, 독살당한 것이 확실하나요? 제가 진단했을 때는 분명히 급성 맹장염이였어요...”서준영은 미소를 지으며 서지강의 어깨를 툭툭 쳤다.“급성 맹장염이라고 충분히 오해할 수 있습니다. 기계로 진단한다고 해도 구별이 힘든 것이니 지강 씨 탓이 아닙니다.”서지강은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채명은 옆에서 또 한 번 재촉했다.“서 선생님, 시간 끌지 말고 빨리 증명하시죠!”건장한 남자와 인부들도 나서서 주먹을 휘두르는 시늉을 하면서 소리쳤다.“인혁이가 약국 의사의 능력 부족으로 죽은 게 확실해!”구경꾼들도 나서서 맞장구를 치고 있을 때 서준영이 먼저 채명에게 물었다.“채 선생님은 환자분의 구체적인 사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배가 아프다는 환자의 복부를 마구 누르고 급성 맹장염이라는 진단을 내린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환자가 사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 당신 직원이 환자의 통증 부위를 마구 누르는 바람에 병세가 급격히 악화하여 돌연사했다고 생각합니다.”구경꾼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채명의 말에 맞장구쳤다.“채 선생님의 말씀이 일리가 있어요! 인혁이는 분명히 약국 의사의 무능함 때문에 죽은 거예요.”“채 선생님이 돌연사라고 하면 돌연사가 맞는 거겠죠.”“이런 실력으로 약국을 운영할 생각을 한다니,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작정인 거죠?”“아직도 환자가 독살당했다면서 책임을 떠넘기는
채명은 어떻게든 상황을 돌리기 위해 눈알을 열심히 굴렸다.“맞아요, 당신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남몰래 죽은 사람의 머리에 바늘을 찔렀을지 누가 알아요, 여러분들 이 사기꾼의 말에 속으면 안 됩니다!”하지만 서준영의 이에 굴하지 않고 또다시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채 선생님, 이건 당신이 자초한 일이에요, 난 당신에게 많은 기회를 줬어요.”서준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채명을 무시하고 구경꾼들을 향해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여러분 환자의 머리에 있는 독침 자국이 생전에 생긴 건지 사후에 생긴 건지 구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사후에 찔렸을 경우, 주변에만 독소가 퍼지게 되지만 반대로 살아있을 때 찔리면 독소가 환자의 피를 타고 온몸으로 퍼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다른 부위의 혈액을 채취해서 검사하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채명이의 가슴이 단번에 철렁 내려앉았다.서준영은 작은 칼을 들고 누워있는 환자의 손에 작은 상처를 내고는 피를 뽑았다.그리고 서지강을 시켜 아직 개봉하지 않은 은침 한 세트를 가져오게 한 후, 사람들 앞에서 은침에 그 피를 묻혔고 순식간에 은침이 검게 변했다.모든 장면을 지켜본 구경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헉! 진짜 다른 곳까지 독이 퍼졌네요!”“정말 살아있을 때 중독되었나 봐요!”“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채 선생님은 분명히 돌연사라고 했잖아요!”건장한 남자와 인부들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식은땀을 흘리며 줄행랑쳤고 서지강은 도망치는 그들을 가리키며 서준영에게 외쳤다.“사장님, 저놈들 도망갑니다!”서준영은 바로 뒤따라가서 단번에 그들을 제압했고 구경꾼들도 쫓아와 바닥에 쓰러진 그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손찌검까지 했다.채명은 공들여 설계한 작전이 물거품이 되자, 혼란을 틈타 조심스레 도망치려고 했지만 서준영이 그를 붙잡아 세웠다.“당신도 도망치려고요? 이미 늦었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준영의 손가락 사이에서 여섯 개의 은침이 나타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채명의 다리와 배를 찔렀다.채명은 그 충격에
깜짝 놀란 조유찬은 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준영에게 소리쳤다.“서준영, 미쳤어? 산 지 얼마 안 된 포르쉐란 말이야! 이 차 3억 원이라고!”하지만 서준영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주먹으로 조수석의 유리를 깨버렸다.깨진 유리 파편에 맞은 조유찬의 얼굴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렸고 그는 더욱 이를 갈면서 분노했다.“돌았어? 이 살인마야!”그러나 서준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차 안으로 손을 뻗어 조유찬의 멱살을 홱 잡아당겨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내동댕이쳤다.조유찬은 갑작스레 벌어진 공격에 반격도 하지 못하고 허리춤을 감싸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미친놈아, 뭐 하는 거야? 그냥 지나가다가 소란스러워서 본 것뿐인데 나한테 왜 이래?”서준영은 냉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조유찬에게 말했다.“조유찬, 자백하는 게 좋을 거야.”조유찬이 틈을 타서 도망가려는 찰나, 서준영이 발로 그를 걷어찼고 그 충격으로 또 바닥에 쓰러졌다.“서준영, 나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 그냥 명령에 따랐을 뿐이야...”“그럼, 너한테 이런 명령을 내린 사람이 누구야?”조유찬은 겁에 질린 얼굴로, 뒤로 물러나면서 서준영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용서를 빌었다.“그게 강오 도련님께서 시켰어. 네가 약국을 개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한테 사람을 보내서 소란을 피우라고 했어. 서준영, 내가 진짜 잘못했으니까 더 이상 때리지 말아줘. 다시는...”“그럼 내 약국을 저렇게 박살 낸 건 어떻게 보상할 거야?”조유찬은 섬뜩한 서준영의 목소리에 겁먹고 얼른 답했다.“모든 손해는 내가 책임지고 배상할게.”“그래, 알겠어.”서준영은 말을 마치고 조유찬에게 다가가 환하게 웃었다.그 웃음이 얼마나 섬뜩했는지 조유찬은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너, 너 뭐 하려고?”서준영은 냉랭한 목소리로 답했다.“지강 씨가 너희 쪽 사람한테 맞은 만큼 너도 나한테 맞아야지.”이어 서준영의 주먹에 정통으로 맞은 조유찬은 비명을 질렀고 코와 얼굴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어버렸
적아고 도사는 누런 이빨을 드러내고 웃으면서 조유찬 곁에 있는 오민경을 탐욕스럽고 음란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아주 탐나는 몸이야! 저 몸으로는 엄청난 독을 가진 독충을 만들 수 있겠어요!”이어 그는 계속 오민경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조유찬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당신 아내를 내가 5년 동안 공들여 키운 백귀독충 한 마리와 바꿀 생각이 없어요? 그 독충은 당신을 바로 내공 대성의 실력까지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독소만 흡수한다면 실력이 일취월장하도록 도와주는데 욕심나지 않나요?”섬뜩한 미소에 놀란 오민경은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조유찬의 뒤에 숨었다.조유찬도 적아고 도사가 무섭게 느껴졌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웃으면서 거절했다.“적아고 도사님, 사양하겠습니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저희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조유찬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민경을 데리고 성용 리조트를 빠져나왔다.오민경은 차에 오른 후에도 계속 적아고 도사의 끔찍한 모습이 생각나서 겁에 질린 채로 있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떨리는 목소리로 조유찬에게 말했다.“여보, 아까 그 사람 너무 징그럽고 무서웠어, 나 토할 것 같아...”“솔직히 나도 엄청나게 놀랐어.”조유찬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얼마 뒤, 거미 한 마리가 오민경의 몸을 타고 올라와 그녀의 목을 물었다.“퍽!”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오민경은 그제야 아픔을 느끼고 목에 붙어있던 거미를 손바닥으로 쳐서 죽였다.그러고 나서 휴지로 거미를 감싸고 창밖으로 얼른 내던져버렸다.“억! 징그러워,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지?”그 순간 물린 자리에 붉은 자국이 생겼다가 곧이어 감쪽같이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오민경도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여보, 나 어지러워서 좀 잘게.”조유찬은 고개를 끄덕이고 운전에 집중하면서 적아고 도사가 했던 제안을 되새겼다.‘백귀동충? 정말 내가 내공 대성의 실력까지 오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그는 세상에 돈과 권력보다도
그날 저녁, 오너의 경지에 오른 안호철의 축하 파티는 예정대로 안씨 가문의 별장에서 진행되었다.서준영은 멋진 슈트를 차려입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대환단을 챙겨 파티 장소로 갈 준비를 했다.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안윤아에게서 온 연락을 받았다.“준영 씨, 할아버지께서 오늘 축하 파티가 끝난 후 당신이 참석해야 할 사적인 소모임이 있다고 전해달래.”“사적인 모임이라니?”“글쎄,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무슨 법기 경매회에 할아버지 또래의 영감님들이 여러 명 참석한다고 들었어. 아마 할아버지께서 당신한테 자기 인맥들을 소개하려는 거 아닐까?”안윤아의 말에 서준영은 깜짝 놀랐다.“법기라고?”“응,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지만, 경매회에 팔괘경이라는 법기가 나온대. 그 법기가 집안을 안정시킬 수도 있고 풍수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했어. 게다가 주인이 길흉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들었어.”“알겠어, 지금 출발할게.”안윤아가 할 말만 다 하고 전화를 끊어버리자, 서준영은 꺼져버린 휴대폰을 바라보면서 머쓱한 듯 코를 만지작거렸다.“계집애가 성격은 급해서!”서준영은 자기가 갖고 있는 법기 중 음사등뼈채찍을 제외하고는 공격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마땅한 무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윤아의 말대로라면 팔괘경이 좋은 방어 법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서준영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씨 가문의 별장으로 향했다....별장 입구에 도착해서야 그는 오늘 밤 축하 파티가 엄청 성대하다는 것을 알았다.그도 그럴 것이 입구에는 각양각색의 고급 차와 군용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총을 든 병사들이 별장 주위를 순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서준영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늘 밤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신분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야.”그는 입구에 있는 경비원에게 초대장을 내밀고 신분을 확인하고 나서야 별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넓은 별장 정원에는 연대감이 느껴지는 책걸상들이 있었고 벽에는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이 걸려 있
도찬혁은 말문이 막혀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최수영이 서준영의 팔짱을 낀 채로 놓지 않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심정이었다.“수영아, 너 왜 아직도 저놈 팔짱을 끼고 있는 거야?”“도찬혁, 미쳤어? 내가 누구의 팔짱을 껴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최수영이 싸늘한 답변만 남긴 채 서준영을 끌고 자리를 뜨려고 하자, 도찬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거기 서!”이어 도찬혁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서준영, 전에는 너랑 겨룰 기회가 없었지만, 오늘 정식으로 붙어봐. 이긴 사람이 최수영을 가지는 거야!”서준영은 여자에 눈이 멀어서 도전장을 내미는 도찬혁이 유치하다고 느껴졌다.“멍청한 것!”최수영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격양된 어조로 말했다.“도찬혁, 네가 단단히 미쳤구나! 누구 맘대로 이긴 사람이 날 갖는다는 거야, 내가 물건이야? 정말 어이가 없네! 서준영 씨, 평생 군대에서 산 남자를 상대할 가치가 없어, 가자!”말을 마친 그녀는 서준영을 끌고 자리를 이동했다.하지만 도찬혁은 며칠 동안 향상된 실력과 도씨 가문의 기린권에 대한 깊어진 이해 덕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라 세미 대가의 실력으로 서준영을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게다가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가의 경지를 돌파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까지 들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아냥거리면서 서준영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했다.“서준영, 질까 봐 두려워서 날 피하는 거야? 날 이길 자신이 없으면 사람들 앞에서 너의 패배를 인정해, 그러면 연우 누나를 봐서라도 널 조용히 보내줄게.”도찬혁은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무도 대가의 나이에 오른 자기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서준영의 실력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덤덤하게 도찬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정말 싸우겠다고?”“당연하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도찬혁은 싸움 태세를 취했고 떠들썩한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도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고 너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