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강화뿐만 아니라 대지 맥동 신통까지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것만 같았다.아니, 한 층이 아니라 한 10배 정도.그 말인즉슨, 윤도훈이 신통 능력을 펼칠 때, 상대에게 본래 중력의 10배 이상이나 되는 효과를 불러일으켜 10배 이상이나 되는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남에게는 듣는 것만으로도 무서울 능력일 수 있지만 윤도훈은 떨떠름했다.‘겨우 10배?’자기 실력으로 10배나 되는 체중을 감당하는 건 식은 죽 먹기와 같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니 무서운 능력일 수도 있겠다며 생각이 바뀌었다.수련자에게 자기 몸무게의 10배 되는 중력을 감당하라고 하는 건 별문제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만약 오장육부마저 10배가 되는 중력을 감당해야 한다면 이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변하는 것이다.원영 경지에 이르기 전에 수련자의 오장육부는 피부, 근육과 같은 조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다시 말해서 대지 맥동이 일단 어느 한 사람 몸에서 그 역할을 펼치게 된다면 그 사람의 오장육부는 10배나 되는 중력을 감당해야 하므로 그로써 받는 상처까지 10배가 되는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일단 서로 맞서게 되면 상대의 속도는 무척 느려질 수도 있다.대결 속에서 틈을 살짝이라도 보이게 한다면 그로써 생사가 갈릴 수도 있는 일이다.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니 윤도훈의 얼굴에는 어느새 만족하기라도 한 웃음이 피어있었다.완벽한 능력에 빈틈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대지 맥동을 펼치게 되면 온몸에 함유되어 있던 진기를 모조리 소모해야 한다는 것이다.신중하게 사용해야만 하는 능력이 아닐 수 없다.“도마뱀, 기회가 되면 또 보자.”윤도훈은 화마뱀을 향해 웃으며 헤어질 준비를 했다.이번 개인 랭킹 시련에 참여한 목적은 온전히 신약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다른 자원 역시 차지해야 하기 때문이다....화산구 위에서.다리 접고 앉은 이들은 끊임없이 검은 연기를 들이마시며 수련에 전념하고 있었다.“뭐야? 이게 끝이야?”“벌써 없어진 거야
더 이상 토할 것도 없는 그들을 보고 윤도훈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다 토했지?”“그럼, 본론으로 들어간다.”시작을 알리고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윤도훈은 포악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운을 떼기 시작했다. “자, 다들 가지고 있던 주머니 제출하도록 한다. 내가 이번 개인 시련 순위를 전해줄 것인데, 이의있는 사람?”그 말을 듣고서 모든 이들의 안색이 어두워졌으며 두 눈에는 달갑지 않은 감정이 가득했다.하지만 윤도훈의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 누구도 감히 노여움을 드러낼 수 없었고 설령 드러낸다고 한들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흑월교의 성자 임시원은 그나마 똑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두 눈을 빤짝이더니 가장 먼저 선뜻 나선 사람이 바로 임시원이었다.그는 바로 자기 주머니를 윤도훈 앞으로 던지며 말했다.“고도훈 씨, 이건 제 주머니예요. 안에 56가지 약초가 들어있는데, 필요하시면 얼마든지 가져다 쓰세요. 이로써 우리의 인연을 이어갔으면 하는데 어때요? 고씨 가문과 흑월교 사이에 그 어떠한 원한도 존재하지 않고 우리 흑월교는 NC 조직까지 돌봐주고 있어요. NC 조직 세력은 SJ 지역 전체를 뒤덮고 있는데 고씨 가문이 있는 도운시도 그 지역에 속하잖아요. 앞으로 어쩌면 서로 도울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고씨 가문에서 직접 나서기 힘든 일이 있으시면 NC 조직에 맡겨도 되고요.”윤도훈은 눈썹을 들썩이며 가타부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임수학, 하장풍, 전진 세 사람도 자기 주머니를 건네주었다.고향기 역시 가지고 있던 모든 약초를 꺼내 들었다.백아름만 남은 상황인데.“백 소주, 이리 주시죠.”윤도훈은 그리 선하지 않은 눈빛으로 백아름을 바라보며 소리를 높였다.지금은 기분이 그나마 좋은 상황이라 백아름에 대한 살의가 그리 깊지 않은데, 만약 순순히 협조하지 않는다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백아름은 이를 악물고 뼈를 파고드는 듯한 굴욕을 참으며 자기 주머니를 윤도훈 앞으로 던져버렸다.윤도훈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눈치는 빠
신약산 신비경의 경지가 이제 곧 닫히게 된다.그 말인즉슨, 윤도훈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곧 이곳에서 ‘쫓겨’난다는 뜻이다.한 시간 뒤.하란파 무술 시합 무대에서.이번 개인 시련 순위에 따라 백장미 장로는 그에 마땅한 상품인 자원을 분배해 주었다.하지만 하란파 장로의 안색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다른 가문네 사람들도 수군거리며 의아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결단 중기 실력인 백아름이 겨우 2등을 했기 때문이다.미처 생각지도 못한 고씨 가문의 고도훈과 고수가 다크호스처럼 1등과 3등을 차지한 것이 놀라웠다.게다가 호씨 가문의 도령 호정우는 나오지조차 못했으니 말이다.다들 속으로 여러 가지 추측을 하고 있었다.이번 시련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하여.그날 밤, 하란파 어느 방안에서.“아름아, 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신약을 네가 직접 얻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빼앗아 와도 되지 않느냐?”“빙혼신검은 너만을 위해 준비한 것인데, 어찌 고도훈 그자에게 넘어가도록 보고만 있었느냐?”“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구나.”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던 백장미 장로가 죄인처럼 서 있는 백아름을 향해 연신 질문을 날렸다.백아름이 너무 자만하여 남의 약초를 거들떠보지 않아 1등을 놓친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그렇지 않고서야 절대 2등을 할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다.“장로, 죄송합니다.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그거 아십니까? 고도훈 초급 경지 중기 실력이 아니라 초급 경지 후기 절정이었습니다.”백아름은 입술을 깨물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래? 역시나 실력을 감췄구나.”“근데 초급 경지 후기 절정이면 뭐 어때? 넌 결단 중기 실력이잖아.”백장미 장로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백아름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진짜 이유를 뱉어냈다.“하지만 고도훈은 완벽한 초급입니다.”그 말을 듣고서 조금 전까지 대수롭지않게 여기던 백장미 장로의 표정이 얼어붙고 만다.“뭐라고? 완벽한 초급이라고? 그 고도훈이 완벽한 초급이란 말이냐?”백아름은 고개를
윤도훈, 고향기 그리고 고연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그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아니, 윤도훈을 보고서 백아름은 표정이 한껏 차가워졌다.백장미 장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덤덤하게 물었다.“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말하면서 윤도훈이 손에 들고 있는 보검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이윽고 윤도훈이 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와 빙혼신검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백장미 장로는 여전히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고도훈 씨, 지금 이게 무슨 뜻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그러자 윤도훈이 웃으며 말했다.“이 검은 백아름 소주의 것이 아닙니까?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닙니까?”그 말을 듣고서 백장미 장로는 헛기침을 하며 제법 진지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개인 랭킹 시련에서 1등을 차지한 자에게 주는 상품입니다. 1등을 한 사람은 백아름 소주가 아니라 고도훈 씨이니 당연히 고도훈 씨가 갖고 있는 게 맞습니다.”“제 것이라고 하셨으니 제가 마음대로 처리해도 되는 거죠? 백아름 소주의 상품과 바꾸고 싶은데 가능하겠습니까? 저는 빙혼신검이 아니라 빙하용최검을 원합니다.”순간 윤도훈을 바라보는 백아름 장로의 눈빛은 한껏 부드러워졌다.“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하시려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윤도훈은 고개를 돌려 고향기와 고연을 한 번 보고는 덤덤하게 대답햇다.“시련 과정에서 백 소주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경쟁은 오로지 경쟁인만큼 저도 저희 고씨 가문도 하란파와 적이 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말이 떨어지자 고연과 고향기도 고개를 끄덕였고 고연이 덧붙였다.“그렇습니다. 시련 중에 서로 경쟁하는 사이니 할 수 없었지만, 시련이 끝나고 나면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고씨 가문과 하란파 사이에는 그 어떠한 원한도 없습니다.” 고연과 고향기는 다소 걱정이 앞섰다. 필경 윤도훈이 하란파에게 미움을 쌌으니.신약산 산골짜기로 들어가기 전부터 고향기가 백아름을 죽이려는 윤도훈을 막은 이유로 바로 이것이다.백장
“아빠, 율이 너무 아파요! 율이 죽을 것 같아요...”“율이 나을 수 없는 거예요?”“율이는 이렇게 아픈 거 싫어요. 아빠 율이 때문에 돈 더 쓰지 마요.”“율이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안 돼요? 율이 집에 가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중환자실에는 작은 아이가 누워있었다. 아이의 예쁘장하고 귀여운 얼굴은 종잇장처럼 창백했고 코와 입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으며 온몸이 출혈점으로 뒤덮여 있었다.마지막 힘까지 끌어모은 아이는 작은 손으로 윤도훈의 손을 꽉 잡았다. 큰 눈망울에는 괴로움과 아빠에 대한 미련이 가득했다.윤도훈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심장이 바늘에 찔린 듯이 아팠고 왼쪽 신장을 도려냈을 때보다 만 배는 더 고통스러웠다.“율이 착하지, 아빠가 율이 꼭 낫게 해줄게. 율이 다 나으면 아빠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 아빠가 율이 위해서 닭강정 해줄게, 어때?”윤도훈은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울먹이며 말했다.“아빠 거짓말하지 마세요. 율이 낫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돈 아껴 써요. 율이 죽으면 아빠 계속 살아야 하잖아요. 아빠, 율이한테 더 돈 쓰지 말아요...”아이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자신이 하고 있던 용이 조각된 옥 목걸이를 뺐다.“이 목걸이는 율이가 하고 있어도 소용없어요. 아빠가 하고 있으세요. 목걸이가 아빠를 지켜줄 거예요!”옥으로 만들어진 그 목걸이는 윤도훈의 아버지가 남긴 유품이었다. 윤씨 일가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그것은 병마를 물리치고 화를 피하게 해준다고 했다.율이가 앓게 되면서 윤도훈은 부디 목걸이가 아이를 지켜주길 바라며 그것을 아이에게 건넸다.하지만 지금 보니 병마를 물리치고 화를 피하게 한다는 건 그저 염원인 뿐이었다율이의 말을 들은 윤도훈은 마음이 찢어지듯 아팠다. 그는 율이의 체온이 남아있는 목걸이를 손에 꽉 쥔 채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다섯 살밖에 되지 않은 율이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다.그리고 아이가 철이 들수록 윤도훈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무거운 무언가가 심장을 꽉 짓누르
“뭐라고요? 멀쩡한 데다가 이미 정신을 차렸다고요?”도시 중심부 병원 안, 이진희의 기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놀라서 물었다.“환자는 별일 없습니다. 외상을 조금 입은 것 말고는 멀쩡합니다.”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리가요? 그 사람 차에 치였을 때 상태가 엄청 심각해 보였고 피도 많이 났어요.”기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이었다.“말씀하셨다시피 그냥 겉으로 보기에만 그랬을 거예요.”이진희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의사의 말이 농담이 아니란 걸 확인한 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제가 가볼게요.”병실 문이 열리고 이진희는 멍한 얼굴로 침대 위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윤도훈은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게다가 몸 상태도 어쩐지 이상했다.머릿속에 여러 가지 정보가 떠올랐다.용혼소울링, 용황경, 용안관천술...이게 다 뭘까?게다가 계속 은근히 아팠던 왼쪽 신장에서 한 줄기 열기가 흘러나와 사지로 퍼져나가는 듯해 불편했다.윤도훈이 제대로 살펴보려 할 때 이진희가 들어왔다.고개를 든 윤도훈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아름답다!과거 윤도훈의 혼을 쏙 빼놓았던 주선미도 눈앞의 미인과 비교하면 삽시에 빛이 바랠 것이다.“당신은...”윤도훈은 입을 뻐끔거리며 불확실한 어조로 물었다.이진희는 대답 대신 그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자해 공갈하려던 사람 맞죠?”잠시 넋을 놓고 있던 윤도훈은 한참 뒤에야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상대방이 운전하는 차량을 향해 돌진했으니 자해 공갈단으로 여기는 게 당연했다.“아뇨...”윤도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 그러면 정말 죽고 싶었던 거예요?”이진희가 무덤덤한 얼굴로 물었다.“네...”윤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죽지 못했으니 이제 어쩔 생각이에요? 계속 자살 시도할 생각인가요?”이진희의 눈에서 빛이 반짝였다. 그녀가 어떤 의도로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그녀의 질
“헉!”조강인은 입을 떡 벌리며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옆에 있던 간호사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이럴 수가? 왜 갑자기 살아난 것일까?갑자기 시체가 벌떡 일어나다니?“아빠... 아빠예요? 아빠, 가지 마요!”바로 그때, 율이가 비몽사몽 눈을 떴다.전에 윤도훈이 돈을 모으러 가겠다고 해서 아주 불안했던 것 같다.율이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빠가 옆에 있어 주길 바랐다.“율이야, 정말 깨어났구나! 아빠 여깄어. 아빠 떠나지 않고 율이랑 함께 있을게!”윤도훈은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기쁜 얼굴로 말했다. 열류가 끊임없이 율이의 체내에 주입됐다.율이가 깨어났다!정말 효과가 있었다. 율이가 살아났다.윤도훈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몸이 떨렸다. 한때 지옥이었다가 다시 천국에 온 기분이라 다 큰 성인 남자지만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그는 온 세계를 손에 쥔 듯 율이의 작은 손을 꼭 잡았다. 조금이라도 힘을 빼면 이 모든 것이 환상이 되어 흩어질 것만 같았다.소중한 걸 잃었다가 다시 얻은 그 기분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아빠 손이 엄청 따뜻해요. 기분 좋아요! 아빠, 왜 울어요? 울지 마세요. 율이는 아빠 우는 거 싫어요.”율이의 창백한 얼굴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고 아이는 다른 손을 뻗어 윤도훈의 젖은 뺨을 닦았다.“알겠어. 아빠 안 울게. 아빠 너무 행복해! 하하하, 율이 이제 괜찮아. 우리 율이 다시 살아났어!”작은 손으로 그의 뺨을 어색하게 닦아주는 율이의 손길에 윤도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웃었다.“아빠, 율이 집에 가고 싶어요.”율이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지만 아빠가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게 싫었다.“그래. 아빠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윤도훈은 잠깐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말하면서 율이의 몸에 달려있던 장치들을 떼어내고 아이를 안고 떠나려 했다.“잠깐만요. 병원비 미납하셨거든요. 아직 떠나시면 안
“진짜 고마워요!”병실 밖에서 윤도훈이 진지한 모습으로 이진희에게 말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이제 당신은 내 사람이니까요.”이진희가 덤덤히 말했다.“아...”윤도훈의 표정이 이상해졌다.이진희는 여신급이었는데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그를 자기 사람이라고 칭하니 어쩐지 조금...바로 다음 순간, 이진희는 자신이 한 말이 이상한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걸 자각했고 이내 화제를 돌렸다.“참, 의술을 공부한 적 있어요? 당신 딸 백혈병이에요?”조금 전 이진희는 문밖에서 똑똑히 들었다. 윤도훈의 딸은 활력징후가 전혀 없었다가 갑자기 살아났고 지금 상태를 보면 꽤 괜찮은 것 같았다.정말 신기한 일이었다.그래서 이진희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조금 알아요.”윤도훈은 잠깐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일단 딸 일부터 처리하고 날 따라와요. 날 좀 도와줘야겠어요!”이진희의 눈빛이 반짝였다. 표정을 보니 무언가를 시도할 생각인 듯했다.뒤이어 윤도훈은 병실로 돌아왔고 한참 동안 율이를 달래서 재운 뒤 조심스럽게 자리를 떴다.이진희의 인맥 덕분에 황 원장은 직접 병원의 다른 전문가를 불러와 율이를 1대1로 치료하게 했다.현재 윤도훈은 용의 기운을 잘 응용하지 못했고 머릿속의 용황경 또한 흐릿했다.율이는 집에 돌아가고 싶어 했으나 병원에 있으면서 계속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더 나았다.30분 후, 윤도훈은 이진희와 함께 개인 병원에 도착했다.공립 병원에 비해 그곳은 의료 조건이 더 좋고 설비도 더 선진적이었다.물론 그곳의 비용은 일반인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이었고, 그곳에서 치료받는 사람들도 전부 엄청난 거물이었다.“인 대표님은 내가 지금 쟁취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예요! 그의 아들도 백혈병을 앓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아이를 치료하거나 아이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면 나한테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알겠어요?”고급 병실 입구에서 이진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최선을 다할게요!”윤도훈은 장담하지는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