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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그녀는 강소영처럼 돌려 말하지 않았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러자 강소영은 갑자기 어색해졌다.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심윤아는 그녀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떠나기 전에 고현민은 심윤아에게 약을 처방해 주며 말했다.

“친구분이 약을 먹기를 원하지 않지만, 지금 상태라면 약을 먹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처방하는 것은 모두 한약이니, 부작용 같은 건 없을 거야. 안심하고 며칠만 복용하면 돼.”

“알겠어.”

강소영은 한약을 받아들였다.

세 사람은 클리닉을 떠나 진씨 가문으로 돌아갔다.

진씨 가문에 도착한 후, 심윤아는 서둘러 차 문을 열고 곧장 방으로 돌아가 깊이 자고 싶었다. 그러나 차에서 내릴 때, 그녀는 걸음걸이마저 비틀거렸고,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도 그 순간에 먼저 차에서 내린 진수현이 제때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

진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약도 수액도 싫다고 고집을 부려? 참...”

강소영은 차에서 내리면서 두 사람의 갑작스럽게 가까워진 광경을 보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심윤아를 부축했다.

“수현 씨, 내가 할게.”

강소영은 심윤아를 부축하여 저택으로 들어가면서 도우미들을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그러자 도우미들은 강소영을 보고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의아한 눈빛을 보였다.

강소영이 심윤아를 부축하여 위층으로 올라간 후, 도우미들은 참지 못하고 한 곳에 모여 수군대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 본 건가? 방금 저분이 강소영 아가씨잖아?”

“그게 누구야?”

별장에 있는 연차가 쌓인 도우미들은 모두 강소영을 알고 있었지만, 새로 온 도우미들은 알지 못했다.

“강소영, 우리 도련님께서 좋아하시는 여자잖아, 이것도 모르고 있었어?”

“도련님께서 좋아하시는 분이라고?”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도련님은 이미 결혼한 몸이잖아?”

“재벌가의 결혼은 대부분 상업적인 이익을 위한 수단일 뿐이지, 진정한 사랑은 따로 있다니까...”

진씨 가문에 오랜 세월을 머문 연차가 많이 쌓인 도우미가 제멋대로 지껄이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너희들은 새로 와서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직접 본 적이 있어. 강소영이란 여자는 우리 도련님이 사랑하는 여자일 뿐만 아니라 도련님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야. 단지 최근 몇 년간 유학을 떠났을 뿐이야. 도련님은 줄곧 그녀를 기다리고 계셨을 거야.”

“그러면 도련님은 왜 나중에 지금의 작은 사모님과 결혼한 거지?”

“진씨 가문 큰 사모님이 죽기 전에 도련님이 가정을 꾸리는 것을 보고 싶다고 소원을 얘기하셨기 때문에 도련님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을 테지, 그래서 대신할 사람을 찾다가 마침 파산을 선언한 심씨 가문의 아가씨와... 이제 알겠지?”

말을 마치며 그 도우미는 미간을 찌푸렸다.

“재벌가 혼인의 과반수가 이렇지 뭐. 이런 내막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너희들도 이 얘기를 입 밖에 꺼내서는 안 돼.”

“지금까지 도련님과 작은 사모님은 금실이 좋은 부부인 줄 알았는데, 쇼윈도 부부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네.”

“진짜일 리가 있나, 다 시치미 떼는 거야, 이 바보야...”

도우미들이 구석에 무리 지어 계속 속닥속닥하고 있을 때,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도우미들은 고개를 돌려보고 나서야 집사가 어두운 얼굴로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모두 할 일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 거야?”

모여있던 도우미들은 재빨리 흩어졌다. 그들이 떠난 후 집사는 그곳에 한참 서 있었다. 반백 살은 넘은 집사는 희끗희끗해진 눈썹을 치켜들고 얼굴을 찡그렸다.

‘강소영이 돌아왔구나... 어쩐지 어젯밤 작은 사모님께서 평소와 다른 것 같더라니...’

강소영은 심윤아를 방까지 부축했다.

“고마워요.”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

강소영이 싱긋 웃었다.

“윤아 씨, 그러면 이만 쉬세요.”

“네, 조심히 돌아가세요.”

심윤아가 신발을 벗고 누웠다. 뒤따라오던 진수현은 느릿느릿 걸어 들어오더니, 무심코 심윤아를 훑어보고 나서 강소영에게 말했다.

“내가 데려다줄까?”

이곳은 어쨌든 진씨 가문 저택이었다. 그러니 강소영도 지금 당장 이곳에 더 머물 도리가 없었다. 강소영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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