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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수현은 그녀의 말에 머리를 맞은 듯 어안이 벙벙해졌다.

정신을 차리고 윤아를 바라보니 그녀의 눈동자엔 자조와 고통이 일렁이고 있었다.

너는 왜 그런 눈빛을 하고 있는 거야...

그가 자세히 보기도 전에 윤아는 머리를 숙이고 계속 짐 정리를 했다. 하지만 속도는 아까보다 훨씬 빨랐고 옷도 대수 겹쳐 캐리어에 몰아넣었다.

윤아가 몸을 돌리려던 순간, 수현은 윤아의 가녀린 손목을 붙잡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왜 하필 오늘에 옮기는 건데? 그렇게 급해?”

그는 비아냥 섞인 어투로 말을 이어갔다.

“왜? 오늘 강찬영과 함께 한 그 점심 때문에 그러나?”

이 말을 듣자, 윤아는 고개를 번쩍 들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비꼬지 마! 나랑 찬영 오빠가 어떤 사이인지 수현 씨가 제일 잘 알잖아!”

윤아는 수현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하지만 그는 더욱 세게 부여잡으면서 그녀가 조금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수현의 미간이 일그러지면서 눈썹 주변으로 사나운 기운이 일었다.

“내가 틀린 말 했나? 강찬영 때문이 아니라면 왜 이러는 건데?”

자기 손을 뿌리치지 못해 안달인 저 여자를 보니 알 수 없는 불쾌함이 일었다. 그의 얼굴엔 싸늘한 냉소가 퍼져나갔다.

“역시, 이 년간 답답했나 봐?”

윤아는 몸부림치는 것을 잠시 멈추면서 어이가 없다는 듯 수현을 바라보았다.

“수현 씨, 말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수현 씨가 이혼하자고 했잖아.”

“그래.”

무표정하게 대답하는 수현.

“너도 원하지 않았어? 내가 이혼 얘기 꺼내기 바쁘게 다른 남자와 점심을 함께 하지 않겠는가, 짐 정리를 하지 않겠는가. 심윤아 마음에 쏙 드는 제안 했네, 내가.”

“...”

진수현이 소영에 대한 감정을 알고 있지만 않았어도 수현이 질투한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상, 어떻게 밥 한 끼 먹은 걸 가지고 저렇게 상상한단 말인가.

수현이 이렇게 화내는 이유는 아마 남자 특유의 자존심이 도발되었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어쨌든 두 사람은 정식으로 이혼하지 않았고, 그의 아내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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