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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설마 서지현이 정말 떠난 걸까?

“혁준아, 이참에 하는 말인데, 난 네 누나와 석진이가 잘됐으면 좋겠어. 그래서 서지현 씨가 제 발로 남양을 떠났으면 해. 하지만 지현 씨가 싫다고 하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나도 사리 분별은 잘하니까 걱정하지 마. 서지현 하나 때문에 나 씨 가문에게 밉보이는 건 너무 손해잖아?”

송혁준이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은 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연왕후는 손을 저어 그를 내보낸 뒤 홀로 곰곰이 생각하다 인상을 확 찌푸렸다.

‘서지현은 어디로 간 거지? 정전을 나선 뒤 누굴 만나기라도 한 거야?’

이때 그녀의 머릿속에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여봐라! 송지아 여친왕을 불러오거라!”

...

서지현은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춥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흰 벽, 흰 방, 흰 카펫, 심지어 창문틀까지 모두 흰색이었다. 겨울왕국에 온 것만 같았다.

남양의 여름은 무더웠지만 지금 그녀는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침대 위의 여인이 천천히 일어나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얼마 뒤 여인도 서지현을 따라 몸을 웅크렸다.

서지현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공포감이 마음속에 꽉 들어찼다. 여인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여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강서연과 최연준의 결혼식에 갑자기 나타난 그 여자, 포크로 그녀의 손목을 깊이 찔렀던 그 여자였다!

서지현은 급히 뒤로 물러났다. 등이 벽에 부딪히며 한기가 온몸을 감쌌다.

“어...”

송임월이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꺼냈다.

서지현은 당황해 어쩔 바를 몰라 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송임월은 한참 동안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담요 하나를 들고 휘청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아, 오지 마요!”

서지현은 비명을 지르며 본능적으로 머리를 감싼 채 눈을 꼭 감았다.

송임월은 그 말을 듣지 못한 듯 담요를 서지현에게 둘러주었다. 서지현은 머리가 하얘져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얼마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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