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17화

하지만 감히 명령을 거스를 순 없다는 듯이 그들은 모두 물러갔다. 마지막 시위가 나가면서 내전의 문을 조심히 닫았다.

서지현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아있다가 모두 나간 것을 확인하고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나석진이 웃으며 달려가 서지현을 안으려는데...

“잠깐만요.”

서지현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실 말씀이 있다면 거기서 하세요!”

“응?”

나석진이 어리둥절해졌다.

‘또 뭐 하는 거야?’

서지현은 몰래 나석진을 쳐다보았다. 이런 모습도 제법 재미있었다. 계속 놀리고만 싶었다.

“지현아, 뭐 하는 거야?”

“지현아? 지금 제 이름을 마음대로 부르시는 건가요?”

“...”

혹시나 송임월의 약을 잘못 먹은 게 아닐까 하고 나석진은 생각했다.

“이제 그만해! 황궁에 한 번 들어오기도 쉽지 않아, 오늘은 혁준이 즉위식을 준비하느라 아버지와 함께 들어온 거야. 지현아, 시간도 없는데...”

“어! 가만히 서 있어요!”

“너...”

“왜, 제 말이 우스워요?”

나석진은 주먹을 쥔 채 솟구쳐 오르는 혈압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서지현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면 차라리 괜찮았으나, 방금 분명히 서지현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가 있었다. 장난치는 게 분명했다.

“그래, 여기 있을게. 전하, 더 하실 분부라도?”

“음... 난 속이 좁고 뒤끝도 있어요.”

“뭐?”

“처음 봤을 때 아저씨가 날 살인범 취급했었죠?”

“아...”

“병원에서 두 번째로 봤을 때는 날 비웃고, 내 머리도 눌렀고요. 내가 호텔에 있을 땐 시도 때도 없이 내 머릴 때렸잖아요!”

“어...”

“그리고, 헬기에서 남양 거주 증명서를 줄 때에도 던져서 줬잖아요? 그게 마침 내 머리를 명중했고요.”

나석진이 얼굴을 감싸쥐었다. 190의 건장한 남자가 얼굴을 감싼 채 혼나는 모습도 볼만한 구경거리였다.

“아저씨, 내 머리와 뭐 있기라도 한 거예요?”

“그럼 말해, 어떻게 복수할 건데?”

서지현은 나석진이 방심한 틈을 타 그의 곁에 다가가 섰다.

“우리 사이에 무슨 복수에요? 아저씨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