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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얼마 지나지 않아 송임월의 약 먹을 시간이 돌아왔다.

서지현은 특별히 윤정재에게 부탁해 송임월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약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윤정재는 난처한 듯 아동용 약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을 불러왔다.

덕분에 송임월은 특제 약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반딧불 모양에 달콤한 맛이 나는, ‘반딧불 에너지’라 불리는 약이었다.

서지현은 시녀의 손에서 물컵과 약을 받아 들고는 웃으며 송임월에게 말했다.

“반딧불 에너지 먹을 시간이에요!”

“이렇게 오래 먹었는데, 언제 반딧불이로 변하는 거야?”

“반딧불이가 되고 싶어요?”

송임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지현이 송임월의 베개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아가는 어떡해요?”

그 말에 송임월은 표정을 굳히고는 급히 베개를 끌어안았다.

“미안해요, 잘못 말했어요! 엄마, 엄마가 반딧불이로 변한다면 아이도 따라서 변할 거예요!”

“진짜?”

“네! 서궁에서 제가 제일 좋다면서요? 그런 제 말도 안 믿는 거예요?”

송임월이 한참을 생각하다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믿어.”

“그럼 어서 약 먹어요. 반딧불 에너지가 있다면 금세 좋아질 수 있을 거예요. 그래야 아가도 보호할 수 있고요. 그렇죠?”

그 말에 설득된 송임월이 순순히 약을 먹고는 물까지 꿀꺽꿀꺽 마셨다. 윤정재는 물을 많이 마셔야 신진대사를 촉진해 약효가 더 빠르게 돈다고 신신당부했었다.

서지현은 묵묵히 송임월의 곁을 지켰다. 어느새 송임월이 잠들었다.

서지현이 궁전을 나섰다. 오후의 태양이 나른하게 대지를 비추고 있었다. 풀과 꽃들이 모두 내리쬐는 햇볕에 축 늘어진 채였다. 새들도 지쳤는지 똑같은 소리만을 뽑아내고 있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뜨거웠다.

서지현은 서늘한 정전에 앉아있었다. 다섯 명의 고용인이 그녀에게 부채질까지 해줬다. 그녀 옆에도 시녀 세 명이 서있었고, 앞에도 시녀 두 명이 꿇어앉아 그녀에게 과일을 먹여주고 있었다.

갈증을 느낀 서지현이 손을 뻗자 옆의 시녀들이 웃으며 유리잔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서지현은 그들의 대우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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