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은사님이야?”부민혁의 질문에 부시혁은 은근슬쩍 화제를 돌렸다.“오늘 윤슬이랑 뭐 먹었어?”“스테이크. 나 혼자서 스테이크에 파스타까지 먹었는데 윤슬 누나가...”저녁 식사에 대해 신나게 말하던 부민혁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형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아, 수행평가 있는 거 깜박했다... 형, 나 이만 올라갈게!”책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던 부민혁이 고개를 돌리더니 한 마디 덧붙였다.“형, 담배 끊어. 형수님이 말하는데 담배 많이 피우면 빨리 죽는다더라.”하지만 곧 부시혁의 차가운 눈빛에 움찔하더니 후다닥 방으로
두 남녀의 정체는 바로 고유나와 부시혁이었다.고유나는 부시혁의 팔짱을 끼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병원에 너무 오래 있었나? 스키 타는 법도 다 까먹었네. 부시혁 코치님, 오늘 잘 부탁드릴게요.”고유나의 말에 부시혁은 그녀의 발목을 힐끗 바라보았다.“발목은 괜찮아?”“별로 많이 다친 것도 아닌데 뭐.”다시 매력적인 미소를 짓던 고유나는 부시혁의 팔을 더 꼭 끌어안았다.“없는 시간 내서 여기까지 온 건데. 너랑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어.”“그래.”고유나는 퇴원 뒤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고 졸라댔고 마침 부시혁도 급
육재원의 말에 부시혁의 표정이 살짝 어둡게 굳었지만 아무 말 없이 고유나의 장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자기야, 내가 도와줄게.”이에 질세라 육재원도 허리를 숙이더니 윤슬을 도와 스키보 드를 신겨주었다.“참나, 누군 이런 거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줄 아나.”육재원의 미친 연기력에 윤슬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왜 웃어?”자리에서 일어선 육재원이 짧은 머리를 뒤로 넘기더니 씩 웃어 보였다.“왜? 너무 멋있어서 반했어?”“닥쳐라.”윤슬이 스틱으로 육재완의 허벅지를 툭 때렸다.“그렇게 까불다 진짜 맞는 수가 있다.”한
곧이어 달려온 육재원이 다급하게 물었다.“자기야, 괜찮아?”“응, 괜찮아.”“다행이다.”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육재원은 고개를 돌리더니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고유나 씨, 빨리 좀 내려오세요!”곧이어 고유나가 도착하고 육재원은 바로 그녀를 몰아붙였다.“아까 내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그쪽이 우리 슬이 민 거죠?”“고글을 써서 앞이 잘 안 보여서요.”입술을 깨물던 고유나가 윤슬에게 사과했다.“미안해요. 제 실수였어요.”“옆도 아니고 앞에 있는 사람을 못 봤다고요?”육재원은 고유나의 얼굴 앞에서 손
이때 윤슬은 자신의 원나잇 상대를 떠올리고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혹시 가우 그룹 남시완 대표와 아는 사이에요? 아무리 설득해도 저희 천강에게는 회사를 안 넘길 거라는데...”문자를 보낸 윤슬은 그제야 아차 싶었다. 성준영의 친구라면 그냥 성준영에게 물어보면 될 것을... 왜 굳이 이 남자한테 물은 거지? 이러다 다시 달라붙으면 어쩌려고...후회막심이었지만 문자는 이미 전송된 상태, 윤슬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남자가 그녀의 문자에 답장했다.Z-H: 남시완은 자존심이 아주 강한 스타일입니다. 자기가 일군 회사가 다른 회사한
이때 육재원이 일어서더니 남시완의 빈 와인잔을 채워주었다.“우리 슬이 이혼할 때 부시혁 대표한테서 위자료 한 푼 못 받았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슬이를 도와줄 리가 없잖아요?”“위자료를 못 받았다고요?”“그렇다니까요. 재산 분할은커녕 위자료도 못 받았어요. 그러니까 우리 슬이 한번 도와주시죠?”말을 마친 육재원이 자연스레 윤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하지만 윤슬은 그의 손을 뿌리친 뒤 해명했다.“괜히 하는 소리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위자료는 제가 거부한 겁니다.”와인잔을 든 남시완이 입을 열려던 그때, 저 멀리서
“내가... 내가 또 실수한 거야?”“큰 실수 아니야. 앞으로 조심하면 되지 뭐.”나란히 사라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던 부시혁이 구시렁댔다.“하이고, 아주 팔불출 나셨네.”하지만 처음 보는 부시혁의 모습에 윤슬은 왠지 가슴이 욱신거렸다. 진짜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저런 말도 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한편, 여유로운 표정으로 와인을 한 모금 마시던 남시완이 물었다.“윤 대표님, 전 남편분과 사이가 별로 안 좋으신가 봐요?”남시완의 질문에 윤슬이 싱긋 미소 지었다.“글쎄요. 애초에 사이가 좋았으면 이혼도 안 했겠죠?
일본식 가운으로 갈아입은 두 사람은 남탕, 여탕 갈림길에 멈춰 섰다.육재원은 눈동자를 굴리더니 윤슬의 허리를 바로 휘감았다.“자기야, 우리 같이 담가볼까?”싱긋 미소 짓던 윤슬은 팔꿈치로 육재원의 옆구리를 가격했다.“우악!”육재원이 고통스러운 얼굴로 배를 감싸 안았다.“자기야, 왜 때려!”윤슬은 바로 그를 흘겨보았다.“맞을 짓을 하니까 그러지. 혼욕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혼욕이 뭐 어때서? 우린 커플이잖아.”육재원이 어이가 없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위장 커플이잖아.”말을 마친 윤슬은 타월을 어깨에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