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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8화

“싫어?”

임구택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니요, 좋아요!”

오범석은 속으로 떨리면서도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공개적으로 고백해야 해. 내가 듣지 못하면, 앞으로 여자 말고 남자만 상대해야 할 거야.”

구택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했지만, 극도로 차가웠다. 이에 범석은 온몸이 떨리면서 본능적으로 다리를 꼬았다.

“할게요, 고백할게요!”

구택은 범석보다 키가 한참 더 컸고, 위압적인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물었다.

“심명과 이야기했던 그 여자를 알아?”

범석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모릅니다!”

“다시 보면 그 사람에게서 멀리해. 둘이 같이 있는 걸 본다면, 당신 아버지한테 네 가족을 위한 좋은 무덤을 준비하라고 전해.”

그러자 범석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나가.”

구택이 냉정하게 말하자 범석은 아픔을 참으며 밖으로 걸어갔다. 구택을 건드린 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달으며 가능한 한 멀리하고 싶었다.

문을 열자마자 장시원이 서 있었고, 시크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그리고 고백할 때는 좀 더 애절한 표정을 짓는 걸 까먹지 마시고.”

시원의 웃음에 범석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했고,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달아났다. 시원이 문을 닫고 들어와 구택이 소파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임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왜 다시 담배를 피워?”

구택은 속이 답답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몇 모금 피웠다가 담배를 꺼뜨리고, 범석이 가져온 핸드폰을 들어 땅바닥에 메쳤다.

이에 시원이 물었다.

“무슨 소리를 들었는데? 심명과 소희의 녹음이었나? 둘이 3층에서 무슨 일을 했어?”

“그 새끼를 어떻게 죽여야 하지?”

구택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고, 얼굴에는 음침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심명은 소희를 구해준 적이 있었기에 더욱더 구택을 속박하는 듯했다. 구택은 심명을 증오하면서도 손을 쓸 수 없었다. 더욱이 소희도 심명을 보호하고 있었고, 만약 구택이 심명을 건드린다면 소희와의 관계에 금이 갈 것이다. 심명 때문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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