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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6화

온두리, 요하네스버그.

새벽 세 시, 남궁민이 갑자기 깨어나 몸을 일으켰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늦게 잠이 들었는데, 간신히 잠이 들었다 싶더니 이상한 꿈을 꿨다. 꿈속에서 소희를 봤는데, 소희는 이미 괴물이 되어 케이지에 갇혀 맞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꿈을 꾸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남궁민은 침대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급하게 숨을 몰아쉬며 일어나 창가로 갔다. 요하네스버그 전체가 아직도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소희가 끌려간 지 벌써 이틀 밤이 지났다.

‘소희를 데려가 실험에 사용하려는 걸까?’

레이든은 소희를 반드시 손에 넣으려 했고,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두 사람 사이에 원한이 있어 레이든은 더욱 가혹하게 대할지도 모른다. 남궁민은 생각할수록 불안해져서 술병을 집어 들고 그대로 입에 부어 넣었다. 술병을 다 비우고 나서야 남궁민은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자 마지막 소희가 자신을 보던 마지막 눈빛이 떠올랐다.

소희는 비록 성격이 냉정했지만, 항상 충실히 남궁민을 보호했지만 남궁민은 소희를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 소희가 아직 의식이 있다면, 분명 남궁민을 미워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이틀 동안, 남궁민은 여자를 만날 기분도, 레이든과 계약을 체결할 기분도 아니었기에 그저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남궁민은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소희는 그저 우연히 만난 여자일 뿐이며, 남궁민의 가문이나 사업, 서희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설득했다.

소희를 포기하는 것은 자기에게 아무런 손실도 아니라고. 그러한 자기는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세뇌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남궁민은 소희를 잊을 수 없었다. 소희를 생각하면 마음이 평온해지지 않았고 남궁민의 머릿속은 오로지 소희의 눈동자뿐이었다.

새벽까지 남궁민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아침 여덟 시쯤, 남궁민은 레이든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금방 연결되었고, 레이든의 차분하고 무덤덤한 목소리가 들렸다.

“남궁민 씨, 오늘 계약서에 서명할 준비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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