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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7화

임구택은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고, 다른 사람들도 곧 따라갔다. 그들이 떠난 후, 소희는 식사 카트를 밀며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식사 배달을 시작했다.

구택은 소희를 만나고 싶어 했고, 그들은 언젠가 만날 것이었다. 그랬기에 구택이 지금까지 소희를 그대로 두고 곧장 데려가지 않은 것만 해도 소희를 이해하고 배려해 준 것이었다.

식사 배달을 마친 소희는 음식 상자를 들고 스파게티 한 접시를 담아 구택과 강아심이 머무는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의 초인종을 누르자 아심이 문을 열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기다렸어요, 들어오세요.”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안으로 들어갔고 문을 닫은 강아심은 소희에게 말했다.

“위로 올라가세요, 이디야가 위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 건물 주변은 모두 이디야의 사람들이고 내부에는 감시 카메라도 없어요.”

“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마음껏 하세요!”

소희는 웃으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각자 필요한 걸 얻으려고 하니, 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어요.”

아심은 가면을 벗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빨리 올라가세요, 누군가가 아까부터 초조해하고 있어요.”

소희는 식탁 위에 스파게티를 놓고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을 오르면서도 마음이 불안했다.

‘아직도 화가 나 있을까? 나에게 화를 낼까?’

어쨌든 구택이 얼마나 화를 내더라도, 소희는 반박하지 않고 그저 순종적으로 있을 것이었다. 구택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별장은 좀 더 컸고, 2층에는 작은 거실이 있었다. 바로 그때, 구택이 창가에 서 있었고, 소희가 계단을 오르는 순간 몸을 돌려 어두운 눈동자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소희는 마스크를 벗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디야 씨, 스파게티 드시겠어요?”

구택은 천천히 소희에게 다가가며 깊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야, 지금은 농담할 기분이 전혀 아니야.”

소희는 고개를 들어 구택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얼굴에 있던 미소를 거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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