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태수 형님이 어떻게...”수많은 태수의 부하는 너무 놀라 믿을 수가 없었다. 태수 형님이 밀린단 말인가? 비록 태수는 칼 스킬로 유명하지만 방금 그 주먹은 절대 아무 사람이나 받아칠 수 없을 것인데 이태호가 단번에 그 주먹을 받아쳤다.“태수 형님, 저희가 나설게요!”“태수 형님, 저희도 나서게 해주세요, 같이 저놈을 찍어 죽여요!”태수의 부하는 하나같이 손에 도끼를 쥐고 분노에 찬 눈길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이 사람들은 결코 쉬운 사람들이 아니다.태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이태호의 손가락에 낀 반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반지의 주인이 바로 용의당이 모셔야 할 사람이다. 하지만 반지가 저 녀석의 손에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자신의 부하에게 말했다.“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 아직 너희가 나설 때가 아니야!”그 시각 태수는 사람들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그의 앞에 있는 사람이 아마도 그들의 최종 보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보스마저도 무릎을 꿇릴 수 있는 존재일 수도 있다.드래곤 링을 끼고 있는 사람은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며 지금 그가 모시고 있는 보스의 보스일 것이다...하지만 이대로 떠나면 자존심이 말이 아니게 된다.태수는 여태껏 살면서 처음으로 이도 저도 아닌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었다!드래곤 신전 밑에는 열두 개의 당이 있고 당마다 열두 가지 띠를 본떠 이름을 지었다.용의당을 제외하고 쥐의당, 말의당 등등...하지만 당마다 다른 곳에 분포되어 있고 각자의 활동을 한다.그는 신전의 주인이 태성시에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태수 씨, 어떡해요...”태수가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은 채 나설 생각도 않자 하창민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질문했다.태수는 어두워진 얼굴로 눈썹을 찌푸리고 있다...다행이다. 그때 용우진이 딸 용지혜와 용씨 가문의 보디가드를 데리고 아래층 로비에서 올라왔다.“여기는 무슨 상황이지?”용우진은 한 바퀴 훑어보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태호는 덤덤하게 웃더니 자연스럽게 말했다.“아니지? 설마 저 녀석이 용씨 어르신과 아는 사이야?”“대박, 나도 용씨 어르신과 같이 식사를 할 자격이 없는데 저 녀석이 용씨 어르신과 식사를 한다고?”주위에 적지 않은 상인들이 경악했고 심지어 자신이 꿈을 꾸는 게 아닌가는 생각까지 했다.“어떻게 용씨 어르신을 아는 거지?”신씨 가문의 가주 신승민도 미간을 찌푸렸다.용우진 같은 인물은 너도나도 줄을 잡고 싶어 하는 존재이지만, 그조차도 여태껏 그럴만한 기회가 없었다.그런데 이태호 녀석이 용씨 어르신과 아는 사이이고 용씨 어르신이 주동적으로 밥을 사준다고 한다?그때 용우진이 몸을 돌려 정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자네가 이태호의 약혼녀인가? 결혼도 안 할 거면서 예물 비용은 돌려줘야 하는 게 도리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2억 6천은 너무 과분한 요구잖아?”“돌려줄 거예요. 지금 당장 이태호에게 돌려줄게요!”하창민은 곧바로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 용우진 같은 존재는 용의당의 사람들조차 쉬이 건드리지 못하는데 그는 더할 나위없다. 그리고 용우진이 이태호를 이태호 씨라고 부르는 걸 보니 두 사람의 사이가 꽤 각별한듯 했다.하지만 이태호는 거절했다.“하하, 그 돈은 당신이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정씨 가문이 내 돈을 받았는데 그들이 뱉어내야죠!”“이게...”장다은은 너무 화가 나 얼굴색이 퍼렇게 변했으며 받은 돈을 토해내라는 말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그때 정준호는 깜짝 놀라 다급히 장다은의 팔을 잡아당겼으며 자신의 아내가 용우진의 심기를 건드릴까 겁이 났다. 용우진이 한말인데 그들이 거절할 수나 있을까? 그럼 용우진의 체면을 구기는 꼴이 되는 게 아닌가? 그는 웃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 씨, 계좌번호를 보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 바로 사람을 시켜 계좌이체를 해드릴게요!”생각지도 못하게 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저는 현금을 좋아해요. 당신들이 말했잖아요? 제가 거지라고. 제가 너무 오랫동안 그렇
하지만 신수민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렇게 말했다.“안돼요. 저는 갈 수 없어요. 가려면 당신 혼자 가요!”용우진의 활짝 웃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너무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게 아닌가? 한편, 그녀의 반응에 신씨 가문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신영식이 재빨리 앞으로 나와 말했다.“수민아, 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용씨 어르신이 식사를 같이 하자는 건 널 좋게 봐주셨기 때문이야. 어떻게 이런 무례한 반응을 보일 수 있어?”신영식은 이어서 공손한 표정을 한 채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제가 딸을 어려서부터 너무 오냐오냐하며 키워서 성격이 이래요. 이 어린 계집애의 응석을 귀엽게 봐주세요.”“수민아, 헛소리하지 마! 무조건 가야 돼. 알겠어? 용씨 어르신이 밥을 사준다는데 어떻게 거절을 해?”신씨 할머니마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이런 기회를 얼마나 기다려왔지만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 용씨 어르신이 이태호와 신수민과 같이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신수민이 거절을 했다. 만약 용씨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신씨 가문은 끝난다. 일류 명문가가 신씨 가문을 마음먹고 통제한다면 상상만으로도 무서운 일이다.그때 신수민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게 아니라 은재가 집에서 절 기다리고 있어요. 벌써 나온 지 한 시간이 되어 가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돼요!”이태호도 다급히 말했다.“맞아요. 제 딸이 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어르신, 아니면 다음으로 미루죠?”용우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미 룸도 잡아놨어요. 그럼 이렇게 해요. 제가 지금 사람을 시켜 수민 씨를 집으로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이태호 씨의 딸까지 데려와 같이 식사를 하는 건 어때요?”신수민은 머쓱하게 웃더니 입을 뗐다.“그건 제가 너무 미안해서요. 그렇게 하면 어르신이 저희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신수민은 혹시나 용우진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까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 씨, 당신은 남아서 어르신과 식사를 해요. 저는
“이태호, 이 빌어먹을 자식, 쓰레기 같은 자식, 내 딸과 결혼을 못 하니 내 딸의 결혼식을 망쳤어! 흥, 걱정 마, 내 딸은 꼭 하씨 도련님에게 시질 갈 거야!”장다은은 2억 5천만을 뱉어내야 하는 생각에 속에서 열불이 나 이태호에게 갖은 욕설을 했다. 이태호는 대꾸하기도 귀찮았고 문다훈을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웃었다.“문 사장님, 오늘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제가 오늘 문 사장님에게 신세를 졌네요. 혹여 제가 도움이 필요할 때가 생기면 연락하세요. 제가 꼭 갚을게요.”문다훈은 그 말에 기뻤다. 사실 그는 용우진이 오면 무조건 이태호를 도우리라고 생각해 작심하고 태수와 하창민을 대립했던 것이다. 만약 오늘 용우진이 무조건 온다는 확신이 없으면 아마도 쉽게 나설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이태호가 자신에게 신세를 졌다고 말하며 그 신세를 갚겠다고까지 하니, 일거양득이었다. 게다가, 용우진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니 틀림없이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별말씀을요. 이태호 씨, 신경 안 써도 돼요! 그리고 저는 문다훈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제 이름을 부르면 돼요!”문다훈이 헤벌쭉 웃으며 말했고 이태호도 같이 웃었다.“아니에요. 문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더 입에 착착 감기는데요!”이태호는 말을 하고는 신수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가요. 이제 같이 은재를 데리러 가요.”“저리 가요!”신수민은 이태호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 만약 은재한테 아빠가 없어지는 게 두렵지 않으면 그녀는 절대 이태호를 찾으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두 사람이 호텔 밖으로 나오자 롤스로이스 차량 한 대가 그들 앞에 멈춰 섰다. 차에 앉은 뒤 신수민이 여전히 차가운 얼굴을 한 채 창밖을 내다보자 이태호가 말했다.“수민 씨, 미안해요. 정말 당신이 임신하고 내 딸을 낳은 줄 몰랐어요. 몇 년 동안 고생했어요. 걱정 마요. 지금부터는 꼭 당신을 아끼고 내 잘못을 만회할게요. 화 좀 풀어요. 네?”그때의 일을 생각하자 신수민은 속에서 열불이 나 차가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며
신수민은 여전히 그가 꼴 보기 싫었지만 딸 생각이 나고 또 이태호의 진심 어린 눈길 때문에 그의 손에 이끌려 방문 앞으로 왔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전히 소파에 앉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신은재가 보였다.“엄마, 아빠 왔어요?”문 열리는 소리에 은재가 제꺽 반응했다. 이태호는 4살짜리 아이를 보며 혈연관계에서 생겨나는 친밀감에 가슴이 떨렸다.“엄마, 이... 이분이 아빠예요?”은재는 신수민의 손을 잡아당기며 겁에 질린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아이는 아직 이태호가 너무 낯설었고 살짝 무섭기까지 했다.신수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으며 쪼그려 앉아 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응, 은재야. 이 사람이 은재 아빠야. 아빠가 돌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잖아. 아빠 이제 돌아왔어.”“예! 나도 이제 아빠 있다!”신은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아...아빠!”아이는 이태호를 향해 걸어갔다.몇 년 동안 감옥에 있으며 별의별 흉악범들을 굴복시킨 그였지만 딸이 부르는 아빠라는 소리에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뭔가가 고개를 드는 듯했다.“은재, 이리 와.”이태호는 한쪽 무릎을 꿇고 딸을 품에 꼭 껴안았다. 어느샌가 두 눈 눈물이 고여 있었다.은재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봤다.“아빠, 아빠가 돈 벌러 갔다고 엄마가 그랬어요. 맞아요?”이태호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이의 말랑말랑한 볼을 어루만지며 답했다.“응, 돈 엄청 많이 벌었어. 앞으로 아무 걱정 없이 살아도 돼!”“그럼 저한테 장난감을 많이 사줄 수 있어요?”“그럼! 조금 있다가 밥 먹고 장난감 사러 가자!”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혈육 관계에서 피어오르는 친밀감이 신기하기만 했다. 눈앞에 있는 아이가 보면 볼수록 예뻤기 때문이다.“아싸! 엄마, 들었어요? 아빠가 장난감을 사준대요!”은재는 다시 엄마 곁으로 돌아갔다.“엄마, 아빠가 돈을 벌었으니까 엄마는 출근하지 않아도 돼요. 이제 은재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쓸데없는 말 하지 말아요.”신수민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아무 말이나 하지 말아요. 은재는 진짜라고 생각한단 말이에요.”이에 이태호가 웃으며 대꾸했다.“진짜예요. 저한테 돈이 있거든요.”“마음대로 하세요!”신수민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가 말한 돈이 기껏해야 정씨 가문에서 받은 2억 6천만 원이라고 생각했다.곧 두 사람은 신은재와 함께 호텔로 돌아왔고 도어맨의 안내로 스위트룸에 들어섰다. 같은 시각, 용씨 어르신과 용지혜가 한 상 가득 반찬을 시켜 놓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어르신, 너무 많이 시킨 거 아니에요?”이태호는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광경을 보며 감탄했다.“여기 반찬이 맛있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시켜본 거야.”용씨 어르신은 신은재를 보며 활짝 웃었다.“신수민 씨, 이 아이가 태호 입니까? 너무 귀엽네요.”용지혜도 아이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신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신은재예요. 4살 된 지 얼마 안 됐고요.”“어여들 앉아. 반찬 다 식겠어.”용씨 어르신이 앉으라고 손짓했다.“오늘 은재 생일이라 케이크도 샀는데 아이가 아빠 오기만을 기다리더라고요. 아빠랑 같이 케이크 먹으려고.”신수민은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싸구려 케이크를 상에 올려놨다.“그래요? 오늘 은재 생일이었구나! 무슨 선물 갖고 싶어?”그러나 신수민이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아니에요, 어르신. 은재 생일은 며칠 전이었고 이미 재밌게 보냈어요. 제가 좀 바빠서 날짜를 까먹고 케이크를 못 사줬거든요. 아이가 케이크 얘기를 너무 해서 오늘 사준 거예요. 이렇게 차려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해요!”“하하, 하지만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그냥 이렇게 지나칠 수 없겠네요. 오늘이 생일이 옳든 아니든 은재한테 선물 하나 줘야겠네요.”말을 마친 용씨 어르신은 열쇠 하나를 꺼내 신수민 앞으로 내밀었다.“내가 용안 쪽에 집 한 채를 갖고 있어. 평소 사는 사람도 없는 빈집이고 주위 환경도 조용하니까 태호 네 부모님이 지내기 딱 좋을 거야.”신수민
신수민은 생각지 못한 이태호의 반응에 당황했다. 그녀는 이태호가 거절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오늘 여기 앉아서 용씨 어르신과 밥을 먹게 된 것도 이태호 때문이었다.“하하, 마음에 들면 됐어.”용씨 어르신은 만족의 미소를 짓고는 신은재를 보고 물었다.“은재야, 할아버지가 케이크 먹어도 돼?”“네!”은재는 활짝 웃으며 흔쾌히 허락했다.신수민은 얼른 케이크를 열고 신은재한테 케이크를 자르라고 했다.“아이가 너무 귀엽고 예뻐요.”용지혜는 저도 모르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언니도 케이크 먹어요!”“그래, 그래. 어여 먹자.”용씨 어르신은 케이크를 한입 먹은 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케이크 먹은 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 나네. 지금 생일에 케이크를 먹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어.”“할아버지, 많이 드세요.”용지혜가 말했다.“그래. 그리고 태호한테 한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오늘 도와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태호가 아니었다면 난 벌써 저세상으로 가 있었을 거야.”용씨 어르신이 술잔을 들자 신수민도 같이 술잔을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의아하기만 했다.“그런데 태호 씨가 언제 어르신 목숨을 구한 거예요? 태호 씨가 출소한지 얼마 안 됐는데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나요?”그제야 용지혜가 오늘 있었던 일을 신수민한테 설명해줬다.“이태호 씨는 명의세요! 병원 의사들도 기적이라고 했어요!”“아닙니다, 전 그냥 도움의 손길을 건넨 것뿐입니다.”
이태호는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잔을 부딪치고 와인을 쭉 들이켰다.같은 시각, 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집에 도착했다. 왕사모님은 차에서 내린 후 소지민한테 물었다.“지민아, 이태호라는 자를 알고 있어? 그자가 어떻게 용우진 같은 사람을 알게 된 거야? 게다가 용우진이 그를 엄청 존중해주고 있었어.”소지민은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그건 저도 모릅니다, 어머님. 수민이 애 아빠가 누군지 입을 꾹 다물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희도 5년 전에 하현우와 악연을 맺은 이태호가 은재 아빠인 줄 몰랐죠. 게다가 콩밥을 먹은 범죄자라니, 참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왕사모님은 눈살을 찌푸린 채 소지민과 신영식을 쳐다봤다.“너희들도 알다시피 법은 약한 자를 상대한 규율이야. 그 당시 이태호가 감옥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건 그가 돈도 없고 힘도 없는 보통 사람이라는 뜻이지. 하지만 지금은 달라. 용우진마저 그를 보살펴주고 있다면 이태호는 절대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닐 거야.”신영식은 왕사모님의 말뜻을 알아챘다.“엄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왕사모님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까 신수민을 다시 가문으로 소환해. 세 사람 정도는 우리 가문이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어.”신영식은 반가운 소리에 웃음을 되찾았다.“그럼 예전에 있었던 일을 그냥 넘기겠다는 말씀이세요? 이태호랑 신은재, 신수민 모두 우리 별장에서 살게 해준다고요?”왕사모님이 그를 흘겨봤다.“입 아프게 두 번 말해야겠어?”“할머니, 그건 안 돼요!”그러나 신수민의 사촌 오빠인 신민석이 불쾌한 표정을 드러냈다.“그 당시에 수민이 때문에 우리 가문이 어떤 모욕을 당했는지 모두 잊으셨어요? 그리고 그 범죄자를 집에 들여다 놓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낳으면 다시는 신씨 가문에 발을 들일 수 없다고 할머니가 그러셨잖아요!”이에 왕사모님이 눈살을 찌푸렸다.“그건 홧김에 한 소리일 뿐이야. 이미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