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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엄마, 내가 도현 씨한테 치료받겠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 왜 굳이 오빠까지 불러와서 상황 이상하게 만들어?”

한지음이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얘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영호는 귀국하자마자 너 아프다는 얘기 듣고 바로 달려왔구만. 너한테 서프라이즈 해준다고 나한테 미리 말하지 말라고 해서 말을 안 한 거야. 오빠한테 감사는 못 할망정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한지음 모친은 이도현 얘기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오빠,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너무 민폐를 끼쳤네.”

한지음이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영호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가족끼리 감사는 무슨. 내가 널 치료할 날이 다 오다니. 민폐라고 생각한 적 없어. 오히려 공부한 보람이 느껴지는걸.”

‘더 이상 못 참아!’

방에 있던 이도현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허세 가득한 이영호의 목소리에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저게 다 무슨 말이야? 말을 왜 저렇게 느끼하게 하지? 한지음한테 다른 마음이라도 있나?’

‘아니! 고작 여자나 꼬시려고 의술을 배운다니! 이건 의술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물론 이도현 역시 돈이 된다고 생각해서 의술을 연마한 건 맞지만 이거랑은 다른 얘기였다. 현생을 살려면 돈이 필요하고 정당한 수단으로 돈을 버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대놓고 난 여자 꼬시려고 의술을 배웠다고 얘기하는 녀석은 두고 볼 수 없었다.

‘역시 스승님 말이 맞았어. 요즘 시대에는 사촌도 믿을 게 못 돼.’

“오빠의 마음은 정말 감사하지만 난 이미….”

한지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친 이경숙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

“그만해! 젊은이들끼리 할 말이 많은 건 알겠지만 나중에 천천히 하는 걸로 하고 영호 너는 빨리 지음이 상태부터 확인해 봐.”

“네, 고모. 지금 진맥을 시작할게요.”

이영호가 기대에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지음아, 손 내밀어 봐. 내가 한번 봐볼게. 걱정하지 마. 네 증상에 대해서 고모한테 이미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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