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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뭐야 진짜 나한테 들러붙겠다는 거야? 이걸 어쩐담?”

이도현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혼자 중얼거렸다.

그는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도화살이 붙은 걸까? 왜 가는 곳마다 여자가 꼬이는 건지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날 그냥 내버려 두라고….’

선배가 갑자기 약혼녀를 점 찍어 주지를 않나, 좋은 마음에 병을 치료해 줬더니 손녀 연락처를 건네지 않나.

정말 내가 너무 잘난 탓일까?

만약 그런 거라면 차라리 덜 잘난 게 낫다고 생각했다.

자기도취에 빠져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도현은 약재들을 정리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자신의 신조에 어긋나는 결정을 했다. 주동적으로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는 것.

한지음이 원하면 치료해 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치료해 주겠다고 나서지 않기로 했다.

그의 의술은 그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좋은 일 하고 욕먹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신의처럼 나를 믿는 자에게는 무료로 치료를 해주지만 날 믿지 않는 자는 만금을 줘도 절대 치료해 주지 않을 것이다.

‘그래. 이게 맞지!’

그는 앞으로 산에서 굴러떨어지는 사람을 봐도 당사자가 구해달라고 하지 않으면 무시하고 지나쳐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독한 결심을 한 뒤, 그는 침대에 몸을 던지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이도현이 한창 단꿈을 꾸고 있는데 바깥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음아, 빨리 오빠한테 인사해. 네 사촌오빠 지금 영강국에서 귀국했어. 그곳의 최첨단 의학기술을 습득하고 교수 과정까지 클리어한 대단한 분이야. 게다가 전문적으로 심장에 관해 연구했으니 네 병을 치료하는 건 일도 아닐 거야.”

목소리를 들어보니 한지음의 모친이었다. 영강국에서 귀국한 조카를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이도현은 그제야 한지음 모친이 어제 왜 자신에게 안하무인으로 대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대단한 조카가 있다 그거지?’

그는 나가기도 귀찮아서 다시 눈을 감았다.

사촌오빠가 동생을 치료한다는데 간섭할 이유가 없었다.

‘나도 자존심이 있지. 그냥 모른 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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