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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이도현은 굳은 표정으로 나가는 한지음 모친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예의 바르게 인사도 나눴고 좋은 마음에 있을 곳도 마련해 주었고 무료로 딸의 병까지 고쳐준다는데 도대체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저러는 걸까?

하늘에 맹세코 한지음에게 불순한 마음을 품은 적 없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그는 단순이 죽어가는 사람을 지나치지 못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뿐인데 왜 이런 취급을 당하게 된 걸까?

한지음 모친의 태도는 상당히 불쾌했다. 병을 꼭 치료해 주겠다고 쫓아다닌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짐승 취급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뭐 귀한 딸을 건드렸냐고? 어이가 없어서! 부자면 다야? 이렇게 사람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이도현은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산을 내려온 뒤로 느낀 점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첫째, 세상 사람들은 약해 빠졌다는 것. 그래서 그의 한 주먹을 당해낼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둘째, 이 세상에는 허세가 심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

셋째, 착한 사람도 의심받는 세상이라는 것.

넷째, 조신한 여자들보다 광녀가 더 많다는 것. 신연주 선배가 대표적인 예시였다.

그리고 지금 하나 더 추가하자면 남자는 스스로 자신을 지킬 힘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도현 씨, 미안해요. 우리 엄마가 좀….”

한지음은 눈시울을 붉히며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그에게 사과했다.

이도현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눈물을 흘리는 여자 앞에 아무런 불만도 말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나가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건 사내로서 도리가 아니었다.

“괜찮아요. 어머님께서 나한테 뭔가 오해가 많으신 것 같은데 난 신경 안 써요. 지음 씨도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돌아가서 쉬어요.”

말을 마친 이도현은 다급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이 비서, 도현 씨 많이 화난 것 같지?”

한지음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대표님, 제가 이런 말씀 드릴 입장은 아니지만 사모님께서 좀 너무하셨어요.”

이설희가 난감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한지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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