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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3화

광풍이 휘몰아치면서 핏빛 모래가 끝없이 이어졌다.

가시도는 아주 낮았다.

핏빛 모래바람 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우두머리인 30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는 이름 모를 식물로 엮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투명하게 빛나는 원형 장벽을 만들어서 모든 사람을 모래바람으로부터 보호했다.

“이번에 나와서 정말 시야가 넓어졌어, 바깥 세상이 이렇게 멋질 줄은 몰랐어.”

“멋져? 나는 지난번에 나와서 죽을 뻔했어. 이 세상은 위험해. 우리 섬처럼 안전한 곳이 어디에 있겠어?”

“절대적으로 안전한 곳은 없어. 증조부님의 가호가 아니면 우리 섬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핏빛 바다의 무서운 흉수가 우리를 갈기갈기 찢을 수 있어. 그 빌어먹을 강도들을 이끈 검은 구름은, 일찌감치 우리 섬으로 도망쳐 와서 불태우고 약탈했어.”

대열에서는 나이가 10대에 불과한 한 무리의 소년과 소녀들이 서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위의 성인 남자들은 조심스럽게 사방을 경계했다. 모래바람 속에서 갑자기 무서운 흉수나 핏빛 허수아비가 튀어나올까 봐 손에 든 무기를 꽉 쥐고 있었다.

“다왔어.”

문득 우두머리인 중년 남자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뒤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따라서 멈추었다.

소년 소녀들은 목을 빼고 앞쪽의 좁은 골짜기 통로를 바라보았다.

입구에는 ‘신을 가둔 땅’이라는 선홍색의 글씨가 새겨진 검은 비석이 서 있었다.

“바로 아저씨, 우리가 정말 들어가야 합니까?”

한 성인 남자가 긴장해서 침을 삼키며 물었다.

바로 아저씨라는 중년 남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증조부님의 한계가 곧 다가와. 검은 구름은 그 사람들을 이끌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핏빛 바다의 흉수들도 오랫동안 정탐하고 있어. 이곳은 우리 섬의 유일한 희망이야. 그렇지 않으면 증조부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뒤의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게 어떤 결과인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자기도 모르게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래도 우리 실력은 아직 너무...”

‘너무 약해.’

앞장서는 바로 아저씨는 이미 증조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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