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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쨍쨍한 햇볕 아래 살기등등한 7백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전부 삼중문의 핵심 구성원이었다.

바깥쪽에도 사람이 아주 많았는데 이곳에 나타날 자격이 없는, 신경 쓸 가치가 없는 자들이었다.

유상혁은 곧바로 그들이 엔뉴 호텔로 쳐들어가게 한 게 아니라 먼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현우에게 전해. 내 딸을 내놓으라고. 그러면 단숨에 죽여준다고 해.”

“네.”

복싱 글로버를 끼고 옆에 서 있던 우람한 남자가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갔다.

쿵!

그런데 바로 그때 한 사람이 호텔 5층 창문에서 떨어져 바닥에 추락했다. 피가 흥건했다.

다들 떨어진 사람에게 시선을 모았고 순간 섬뜩해졌다.

사람의 형태이긴 했지만 고깃덩이와 별반 차이 없는 모습이었다.

“안 돼!”

유상혁은 바닥에 엎드린 사람을 빤히 바라보다가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옷차림을 본 그는 그자가 다름 아닌 자기 딸 유혜린이란 걸 보아냈다.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에 유상혁은 눈앞이 아찔했다.

엄청난 분노가 마음속에서부터 치솟으면서 두 눈동자가 빨갛게 물들었다.

“지금 이순간, 당신은 내가 느낀 분노를 느꼈나?”

냉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상혁의 눈앞에 두 사람이 나타났다.

남자 한 명에 여자 한 명, 제복을 입은 그들은 마치 하늘을 받쳐 든 기둥처럼 꼿꼿한 모습이었다.

“서현우!”

유상혁은 서현우를 노려보며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고함을 질렀다.

“어떻게 감히 이런 짓을 할 수 있지?”

다음 순간, 삼중문의 사람들이 일제히 모여들어 서현우와 홍성을 겹겹이 에워쌌다.

중연시 총독 천우성이 깜짝 놀라 명령을 내리려는데 이천용이 그의 어깨를 쥐었다.

“우리는 손 쓸 필요 없습니다. 총사령관님의 복수는 총사령관님 스스로 할 겁니다.”

천우성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딸이 내 여동생을 건드린 순간부터 이 모든 건 정해진 일이었어.”

흉악한 인상을 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지만 서현우와 홍성의 얼굴에는 그 어떤 감정 변화도 없었다.

남강의 전쟁터에서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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