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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서현우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의 마음속은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이 정도로 책임감이 없는 아버지도 고통이라는 것을 느낄까? 나와 동생을 걱정하기나 할까?’

한줄기의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서현우의 눈동자가 눈물에 가려져 흐릿해졌다.

그는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줄곧 서태훈으로부터 병다리라는 욕을 듣고 살았다. 서태훈은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종일 바깥일에만 집중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서태훈은 알코올 중독으로 세월을 보내며 집에 돌아오지 않는 날이 수없이 많았다.

엄마를 잃은 두 남매는 아버지마저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환경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목숨을 연명했다.

서현우는 그가 미웠다.

얼마 후, 서태훈은 여자 한 명을 데려왔는데 여자에겐 그와 비슷한 나이의 아들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주지현과 주민식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아버지는 새장가를 갔다. 그것도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남자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과부에게 말이다!

서현우는 서태훈이 더더욱 미웠다.

주민식은 틈만 나면 서나영을 괴롭혔다. 서현우가 나서서 혼내주면 그는 곧장 부모님에게 고자질을 했다. 그럴 때마다 서태훈은 자초지종도 모른 채 다짜고짜 서현우에게만 벌을 줬다. 무릎을 꿇고 잘못을 뉘우치라는 것이었다. 뉘우치지 않는다면 그날은 밥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서현우는 단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었다. 밤새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다고 해도, 배가 고파 정신까지 잃을 정도가 돼도 말이다.

그때마다 서나영은 몰래 서현우에게 음식과 물을 가져다주었다. 서태훈은 서현우에게 단 한 번도 자애로운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서현우는 자신이 왜 하필 서태훈의 아들로 태어났는지 분통하고 또 분통했다!

그는 자애로운 아버지가 필요했다! 아버지가 대단한 서씨 가문의 가주가 아닌 일개 노동자, 농민, 심지어 거지라도 상관없었다.

아버지가 그의 생일을 기억하고, 생일날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아들, 아빠가 많이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만 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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