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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11화

명원제는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보더니 퍼뜩 ‘태상황이 자신과 이렇게 많은 대화를 한 건 이미 뭔가 생각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은근슬쩍 떠보았다. “아바마마, 어떻게 처리하면 가장 적당하겠습니까?”

태상황이 담뱃대를 내려놓고 명원제에게 말했다. “어제 과인이 이미 생각한 게 5개 도시를 태자의 아들들에게 분봉하는 것으로 태손 말고 배 속에 아이도 받을 부분을 남겨두는 거야. 5개 도시에 호후와 셋째를 주둔시켜 서로 견제하고 끌어 주기도 하며 한쪽만 일방적으로 커지지 않게 하는 거야. 넷째는 계속 강북부에 주둔해서 조정의 눈이 되어 이 다섯 도시를 지켜본다면 우리 변경의 국토를 보다 잘 지켜낼 수 있어. 이게 제일 타당한 방안이지.”

명원제가 놀라서 말했다. “아바마마, 그다지 타당해 보이지 않습니다. 황자에게도 분봉하지 않았는데 황손에게 먼저 분봉하는 예가 어딨습니까? 그리고 아바마마 말씀대로면 이 다섯 도시는 열째에게 분봉해도 통하는 얘기가 아닙니까? 똑같이 셋째를 먼저 파견해 호후를 잡도리해서 날뛰지 못하게 하면 뭐 문제될 게 있나요?”

태상황이 바로 꾸짖으며 말했다. “그 차이를 방금 얘기했잖아. 만약 열째에게 나눠주면 호후는 자기가 주인 노릇을 하려고 들어 셋째는 안중에도 두지 않을 거야. 하지만 태자의 아들이란 같은 처지에 놓이면 야심이 생기기 쉽지 않아. 15년 후 아이가 자라 봉지로 가면 그들이 각각 도시를 하나씩 점할 것이고, 같은 배에서 난 형제가 서로를 지키고 도울 뿐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상의해 협력을 도모할 거야. 그들은 우리 북당을 위해 흔들림 없는 나라의 관문을 공고하게 구축할 거야. 다섯이 힘을 합하면 다섯보다 큰 법이거든. 네가 다섯 도시를 한 사람에게 분봉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거다.”

태상황의 이 말을 다 듣고 명원제는 마음으로 설복당했다. 확실히 자신이 세운 계획보다 멀리 내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바로 그 점이었다. 명원제는 이미 십황자에게 성지를 내렸는데 황제라는 사람이 어찌 자신이 내린 명을 이랬다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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