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큰 논란이 있으니 많은 내문 제자들이 장로 제자 자리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공양은 입꼬리를 올리며 무력하면서도 부러운 미소를 지었다.“우리 같은 외문 제자들은 그저 구경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런 기회는 결코 우리에게 오지 않겠죠. 그러나 열한 번째 장로가 누가되든 상관없지만 소문준만큼은 안됩니다.”말을 마친 공양은 도범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도범은 공양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도범과 소문혁 사이에 그토록 깊은 원한이 있는데, 소문혁의 친형인 소문준이 분명 그 일로 인해 도범을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언젠가 소문준이 크게 성공하면,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대상은 다름 아닌 도범이 될 것이다.그러나 도범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장손 장로님이 현명한 분이라고 믿어요. 괜히 남의 말만 듣고 다른 이의 앞잡이가 되어 자신의 모든 것을 남에게 넘기지는 않으실 거예요.”장현종은 미간을 찌푸렸다. 도범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공양은 눈이 반짝이며 무심한 척 차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맞는 말이에요.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언제나 준비해야 해요. 그때가 되면 대응하기 벅찰 수 있으니까요.”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범은 공양이 자신을 위해 조언해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도범과 소문혁 사이에 트러블이 켰으니 소문준이 도범을 가만히 두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그러나 도범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도범에게는 그런 압박이 오히려 동력이 되었다.한편, 공양은 자신이 그토록 많이 말했음에도 도범이가 아무런 반응도 없자 다소 무력 해졌다.“마음가짐이 참 좋네요.”그러자 도범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말했다. “이건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에요. 매일 걱정해봤자, 곧 일어날 일을 막을 수 없잖아요. 차라리 모든 마음을 수련에 집중해서,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대비하는 게 나을 거예요.”도범은 한 마디 한 마디 똑똑하고 차분하게 말했고, 도범
“어느 장로가 아첨을 좋아하는 제자를 특별히 받아들이겠어? 아첨하는 제자가 넘쳐나는데 굳이 선택할 필요가 있나? 진짜로 남의 아첨을 듣는 걸 좋아한다면, 지금 이 자리를 포기하고 열한 번째 장로가 사는 문 앞에서 하루 종일 좋은 말만 백 번 하면 돼, 중복 없이.”그 말에 장현종은 참지 못하고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도범도 입꼬리를 씩 올리며 그들의 반응에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공양도 이 둘의 태도를 신경 쓰지 않았다.돌아가는 길에 도범은 머릿속으로 그들이 방금 나눈 대화를 되새기며, 장손 장로가 갑자기 친전 제자를 받겠다고 발표한 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만수산에서 남에게 속아 죽을 뻔한 일이 있었는데, 장손 장로가 그 일을 기억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장손 장로 같은 위치의 사람은 악을 증오하며 은혜를 원수로 갚지 않는 사람이기에, 이번 행동에는 분명 다른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범은 누가 장손 장로를 함정에 빠뜨렸는지 추측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지금 알고 있는 정보가 너무 적어서, 머릿속으로 간단하게 추측하기 어려웠다. 이윽고 도범은 고개를 저으며 일단 그 문제를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어느 사람을 친전 제자로 받든 지금 도범과는 상관없다. 지금 도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련이다. 이윽고 자신의 작은 숙소로 돌아간 도범은 문을 닫고 도남천을 잠시 나오게 해서 바람을 쐬게 했다.도범은 현연대륙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가족들을 모두 이슬 영함에서 나오게 할 수는 없었다. 도범은 그들이 이슬 영함의 밀폐된 공간에서 나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반년 안에 이 복잡한 관계들을 정리할 계획이었다.도남천은 의자를 끌어당겨 앉자마자 무슨 일이 또 있었는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도범도 도남천에게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자신이 알고 있는 일들을 간단히 말했다.그러자 도남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먹이사슬의 세계, 어디에서나 경쟁과 투쟁이 있으니 너 조심해야 해.”도범
도범은 말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게다가 이런 사실들은 숨길 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말해도 별일 아니니까요. 혹시 저에게 어려움이 생긴다면 장손 장로님이 나서서 도와줄 것도 아니잖아요? 설마 제가 장로 제자님 편에 서서 종문의 구도에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세요? 저 같은 외문 제자가 그런 큰 인물들 눈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들과 장손 장로님 사이의 원한 때문에 저에게 불똥이 튈 리도 없습니다.”도남천은 도범이가 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 정도 동의했다. 도범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물론 여전히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기만 그 문제에 계속 매달리기 보다는 화제를 바꿔 말했다.“네가 전에 십절곤진에서 나온 뒤에 시체를 봤다고 했잖아?”이 말을 들은 도범은 그제야 생각났다. 이제 그들은 종문으로 돌아와 상대적으로 안전해졌으니, 그 시체를 꺼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이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도범은 간단하게 손가락을 튕겨 몇 개의 룬을 날렸고, 이윽고 이슬 영함의 공간이 다시 열렸다. 도범은 이슬 영함에서 시체를 꺼내어 탁자 위에 눕혔다.이 시체는 도범과 거의 비슷한 키였지만, 보통의 시체와는 매우 달랐다. 흰색 뼈에는 무시무시하고 기이한 상징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 상징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이 사람의 정체는 또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도남천은 가볍게 숨을 들이켰고 시체를 마주보았다. 이윽고 상징이 가득한 시체를 본 도남천은 깜짝 놀랐다. 도남천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이 시체에는 공간 수납 반지가 없네?”공간 수납 반지는 현연대륙에서 가장 흔한 저장 도구로, 대부분의 대가들은 공간 수납 반지를 소지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진원이 공간을 지지해주지 않으면 내부 구조가 불안정해져 붕괴될 수 있다.하지만 이 시체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처럼 보였고, 심지어 현연대륙의 강자가 아닐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 시체의 공간 수납 반지는 일반 강자의 저장 반지보다 훨씬 높은 등급일 것이고, 여러 해가 지나도 내
도남천은 미간을 찌푸리고 집중해서 보았다. 이윽고 도남천은 시체의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오직 옆면에서만 볼 수 있는데, 시체의 오른손은 투명한 크리스탈을 꽉 쥐고 있는 듯했다. 물론 그 투명한 크리스탈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도남천과 도범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동시에 오른손의 손가락을 펴려고 힘주었다. 너무 세게 쥐고 있어서 펴는 데 큰 힘이 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약간 힘을 주자마자 탁 소리와 함께 마치 기계가 작동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두 사람은 동시에 가슴이 조여 들었고, 본능적으로 손뼈에서 손을 뗐다.탁-손뼈는 긴 탁자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오른손가락은 풀어져 탁자 위에 평평하게 펼쳐졌다. 이윽고 시체가 꽉 쥐고 있던 크리스탈도 이들 눈앞에 나타났다.그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크리스탈로 투명한 결정체였다. 결정체 안에는 빨간색 액체가 반짝이는 빛을 발하며 퍼져 있었는 바, 그 빨간색 액체는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결정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딪치며 한계를 뚫고 나가려는 듯했다. 그리고 결정체 위에는 몇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도남천은 미간을 더욱 찌푸리며 턱을 만지며 말했다. “또 다른 상징적인 주문이구나.”그때, 도범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말했다. “이건 상징적인 주문이 아닙니다, 이건 문자예요.”도남천은 놀란 눈으로 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 그게 문자라는 걸 알아? 혹시 그 문자를 알아보는 거야?”도범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다양한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도범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건 신허계의 독특한 문자입니다. 신허계는 1급 세계로,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문화가 있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문자도 우리와는 다르죠. 여기 새겨진 건 신허계의 문자로, 안에 들어있는 빨간 액체는 고대 석룡의 피 한 방울이예요!”도남천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이게 석룡의 피라고?”도범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드래곤의 피죠. 하지만 순수한 드래곤 족의 피는
이 생각에 이르자 도범은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말을 내뱉었다.“이 신의 피를 흡수한다면 분명 신허천도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도범이 수련하는 공법인 신허천도는 본래 공간의 법칙을 통제하는 능력을 함유하고 있었다. 이 고대 석룡의 피는 고대 석룡의 공간을 통제하는 천부적인 기술을 내포하고 있어, 도범이가 이 피를 흡수하면 자연스럽게 공간 법칙의 이해도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러저러한 생각에 흥분한 도범에게, 도남천이 갑자기 말했다. “이상하지 않아?”도범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의아해하며 도남천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도남천은 한숨을 푹 쉬며 계속 말했다.“먼저 부서진 영혼의 결정체, 그 다음은 공간 법칙을 함유한 고대 석룡의 피, 마치 너를 위해 이 두 가지를 특별히 준비한 것처럼, 네가 지금 정확히 필요로 하는 두 가지잖아? 이건 우연 치고 너무 우연인데?”도남천의 말에 도범도 눈이 동그래져서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우연이긴 했지만, 단순한 우연은 아니었다. 이윽고 도범은 결정체 위에 새겨진 몇 글자를 가리켰다.“아버지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연은 아닐 겁니다. 이 결정체에 새겨진 글자가 신허계에서 사용하는 글자라면, 이 사람이 신허계 출신일 가능성도 매우 높겠죠.제가 수련하는 공법과 무기도 신허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니, 이 사람과 저는 같은 근원을 공유하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이 시체의 물건이 제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그건 우연이 아니겠죠.”그러자 도남천은 다소 난처하게 쓴웃음을 지었다. “어떻게 이걸 잊었지, 결정체에 새겨진 글자가 신허계에서 사용하는 글자라면, 이 시체도 신허계와 관련이 있겠지. 그렇다면 기암 절벽 아래의 십절곤진도 신허계와 어떤 연결이 있는 건 아닐까?”도범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러나 이 시체가 십절곤진 외곽에 나타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겁니다. 만약 정말로 어떠한 연결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큰 비밀일 거예요. 다만 신허계의 재앙과 관련
그러자 공양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런 큰일이라면, 제가 어떻게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도범 후배와 수다를 떨 수 있겠어요?”도범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문제 외에도 밖을 혼란스럽게 만들 만한 무엇인가가 있을 터, 공양은 도범의 물음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전에 말하지 않았나요? 열한 번째 장로가 유일한 친전 제자를 모집한다고요. 이 일 때문에 지금 내문 제자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났어요.소문준도 이 문제로 다른 내문 제자들과 도박장에서 싸웠죠. 지금 거기가 얼마나 붐비는지, 사람들이 서 있을 자리조차 없어요. 그래도 한 번 구경하러 갈래요?”도범은 그 말에 다소 무력하게 한숨을 쉬었다. 도범은 이 문제를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단지 친전 제자를 한 명 받는 것뿐이었다. 비록 그 제자가 나중에 장손 장로의 편을 가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아마 현재 문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것도 결국 만시종이 일으킨 일들 아닌가. 도범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솔직히 말하면, 그들이 서로의 머리를 깨뜨린다 해도 전 지금 구경할 기분이 아니네요. 그저 내문 제자들의 소소한 다툼일 뿐이니까요.”조백천과 공양은 입을 삐쭉이며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도범은 그들이 자신을 그런 눈길로 바라보는 것을 보고는 의아해했다.‘혹시 내가 잘못 말한 걸까?’공양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역시 도범 후배 같은 천재들은 정말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네요. 다른 사람들은 이 일로 수련에 집중하지 못하고 구경만 하고 있는데, 도범 후배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수련에만 몰두하네요. 정말 존경스러워요.”마지막 말은 비꼬는 것이 아니라 공양의 진심이었다. 도범처럼 창밖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책만 읽는 태도는 공양도, 공양 주변의 제자들도 갖추지 못한 태도였다. 심지어 일부러 수련을 중단하고
도범은 정말로 이 소동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공양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필경 열한 번째 장로는 내문 장로이며, 유일하게 관문 제자를 받는 장로님입니다. 이는 우리 양극종에게도 꽤 큰 일이죠. 게다가 우리 종문의 제자들은 모두 이번 일로 인해 내문 장로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이 일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겠죠. 그리고 다른 내문 장로들도 이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열흘 후, 내문 장로들 모두 병사 점호대에 모일 거예요.”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모든 내문 장로들이 참석한다면, 어떤 핑계를 대든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도범은 눈살을 찌푸렸다. 머릿속으로는 장손 장로의 그 심각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얼굴이 스쳐 지나갔고,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궁금해졌다. 결국 장손 장로가 누구를 자신의 친전 제자로 선택할지.도범과는 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범은 장손 장로가 소문준이 관문 제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어쨌든 소문준은 도범의 적이며, 적이 강해진다는 것은 도범에게도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었다. 공양은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열흘 후에 도범 후배를 찾아오겠습니다. 그때, 함께 갑시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조백천은 도범이 이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고는 공양의 옷소매를 붙잡으며 말했다. “공양 선배님, 도범 씨가 도박장에 가지 않는다면, 우리 둘이 구경하러 갑시다. 저 같은 서무 제자들도 일손을 잠시 내려놓고 구경하러 같을 정도니까요.”이 말을 할 때, 조백천의 눈이 반짝였고, 분명히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공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공양도 소문준의 실력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두 사람은 곧장 합의를 보고, 도범과 잠시 인사를 나눈 후 도박장으로 향했다.방문을 닫은 후, 도범은 마음속으로 시간을 조금 더 정확하게 계산했다. 열흘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물론 고대 석룡의 신선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충돌하는 신수의 피가 마치 감옥에 갇힌 야수처럼 흥분을 참지 못하고 반공중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그러나 도범은 신수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했다. 도범은 이슬 영함에서 검은색 단검을 꺼내 오른손에 상처를 냈다. 이윽고 피가 도범의 손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순간 신수의 피가 도망치려 할 때, 도범은 손을 들어 신수의 피 한 방울을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는 번개처럼 빠르게 행동해 방금 다친 상처 위에 피를 눌렀다. 이윽고 신수의 피가 도범의 피와 접촉하자 즉시 희석되었다. 찌릿- 마치 뜨거워진 쇠붙이를 차가운 물에 넣었을 때 나는 소리 같았다.도남천은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봤지만, 도범은 아무 말 없이 상처를 지그시 눌렸다. 신수의 피는 도범의 몸속으로 흘러 들어갔고, 도범은 심장이 납으로 가득 찬 것처럼 소리를 내며 뛰는 것을 느꼈다. 도범의 피부는 빠르게 붉어지고 뜨거워졌다. 그러나 도범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아 두 손으로 법진을 만들어 신허천도의 기술을 돌렸다. 도범은 공법의 힘으로 신수의 피를 억제함과 동시에 흡수했다.“저게 뭐죠?” 도범이 놀란 듯 말했다.도남천도 멍하니 도범을 바라보다가 도범의 말에 앞을 바라봤지만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무엇이 도범을 놀라게 했을까?도남천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무엇을 본 건데? 환각을 본 거야? 아니면 미쳐버린 거야?”연달아 나온 질문에 도범은 도남천이 자신이 본 것을 보지 못했다는 걸 인식했다. 이윽고 도범은 한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반투명한 신용을 보았어요!”“무슨 신용? 나는 왜 보지 못했지?”도남천의 표정은 조금 경직되었지만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이해할 수 있었다. 분명 신수의 피가 그런 작용을 한 것이다.이곳은 끝없는 별하늘이다. 찬란한 은하가 도범의 곁에서 눈부신 빛을 발했다. 이 별 하늘 속에서 수백 미터의 길이를 자랑하는 용은 하늘을 차지하며 솟구치고 있었다.이 용은 도범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