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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그녀는 이 남자가 전에 건물에서 잔인하게 밀어뜨린 기억이 생생했다.

“송연아 씨.”

강세헌이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7월 6일 저녁에 하나병원에 있었어요?”

송연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 당시 저는 하나병원의 의사였는데 병원에 있는 게 뭐가 잘못됐나요?”

송연아는 목이 바짝 마른 채로 그에게 되물었다.

강세헌이 왜 그날 밤을 언급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날 밤에 병원에 있었다는 거네요. 연아 씨 근무가 아닌데 최지현 씨를 대신하여 출근한 거 맞아요?”

강세헌은 이미 최지현한테서 진실을 알게 되었다.

송연아에게 다시 한번 묻는 건 일말의 오차가 없길 바라서였다.

송연아는 입술을 앙다물더니 솔직하게 대답했다.

“맞아요. 그날 밤은 나랑 세헌 씨가 결혼한 첫날 밤이라 여느 때보다 기억이 생생해요. 세헌 씨는 별장에 가지 않았고 나는 지현이가 잠시 일이 생겨서 대신 근무해달라는 문자를 받고 병원에 갔어요...”

“그날 밤 상처를 입은 남자를 봤었죠?”

“세헌 씨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송연아가 그의 말을 가로채고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내 뒷조사해요?”

“묻는 말에만 대답해요. 봤어요 못 봤어요?”

강세헌은 흥분한 기색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송연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숨김없이 다 털어놓기로 했다. 어차피 강세헌은 모든 걸 다 알게 됐으니 그녀가 남김없이 말하면 강세헌이 그녀를 증오하게 될 것이고 덩달아 통쾌하게 이혼해 줄 테니 그땐 멀리 떠나기만 하면 된다.

“맞아요, 상처 입은 남자를 만났어요.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 같았는데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는 구분이 안 됐어요. 나를 납치했지만 해치진 않았어요. 그래서 나도 좋은 사람일 거로 믿고 구해주기로 했죠. 구하던 과정에 그 사람이 내게 탐욕을 보였고 난 거부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내 남편도 날 싫어하는데 눈앞의 남자랑 관계가 발생하면 신혼인 남편이 나를 역겨워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당신과 신혼 첫날밤인 그 밤에 딴 남자랑 관계를 맺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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