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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죽고 싶어?

고다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다정은 고 씨 가문에서 쫓겨나면서 모든 것을 잃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런 낡고 허름한 곳에서 두 아이와 할머니를 모시고, 약초를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니.

이런 삶은 자신의 삶과는 천양지차이다!

매일 쥐꼬리만 한 수입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다정의 초라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기 위해 왔다. 몸에는 퀴퀴한 약초 냄새가 배어 있고, 누렇게 뜬 얼굴로 산발하고 있을 거라 상상하면서…….

그런데 자기가 상상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에 놀람을 금치 못했다.

세월의 지혜와 삶에 대한 애착은 다정을 더욱 단단하고, 성숙하게 만들었다.

애들을 키우면서 모성의 감성적 색까지 입혀지니 더욱 우아해 보였다.

몇 년 전에 고 씨 집안에서 큰 아씨로의 삶을 살고 있을 때보다 더 빛이 났다.

고다빈은 겉으로는 콧방귀를 뀌었지만, 마음 속에선 쓰디쓴 구역질이 올라와 참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도 다정에게 늘 밀렸는데, 지금도 그녀를 이길 수 없다니?

그녀는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다정을 자극했다.

“언니, 오늘 나는 아빠 말씀 전하러 왔어. 요 몇 년간 사이가 틀어졌지만, 아빠도 이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 그때 일어난 일들, 모두 언니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고……. 그래서 아빠는 이번 결혼식을 계기로 언니를 집에 초대하라고 했어.”

고다빈은 청첩장을 꺼내 다정에게 건네주고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은은한 골드 배경에 용과 봉황이 춤추고 있는 청첩장에 찍힌 은색의 큰 글씨가 유독 눈에 거슬렸다.

‘고 씨 집안사람들이 하는 짓들은 참으로 어이없다.’

‘그때는 그렇게 나를 모질게 내치더니…… 5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내 잘못만은 아니라고?’

그들이 하는 이런 행동들이 진짜 가족이라면 과연 할 수 있는 일인지 곱씹어 보았다.

다정은 청첩장을 받곤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비웃으며 갈기갈기 찢어 바닥에 던져버렸다.

“나는 고 씨 집안과 진작에 연을 끊었어. 우리 엄마 딸은 나 하나뿐이라고……. 너같은 동생을 둔 적도 없어. 너도 더 이상 나를 언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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