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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벗을 필요 없다

다정의 안색이 변했다. 이 어이없는 상황이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임은미는 다정의 안색이 변한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방금 전의 일을 설명했다

“다정아, 방금 내가 아이들과 놀고 있었는데, 글쎄 이 사람들이 들이닥쳤어…….”

그러고는 다정의 귓가에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두려워하지 마. 만약 이 사람들이 막 나온다면 우리 경찰에 신고하자.”

하준과 하윤도 다정의 손가락을 잡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그녀에게 용기를 주려는 것 같았다.

웃기지만 한편으론 아이들의 행동에 감동을 받은 그녀는, 일단 아이들을 다독였다.

“엄마는 괜찮아, 겁내지 마.”

“은미야, 괜찮아, 함부로 하지 않을 거야.”

다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시선을 여준재에게 향했다. 말투에는 노여움이 섞여 있었다.

“오려면 사전에 얘기해야죠. 당신들 모습 좀 봐요. 우리 가족들이 놀랐잖아요.”

구남준은 어색하게 말을 꺼냈다.

“고다정 씨, 가족을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고의는 아니었어요. 오늘 정말 상황이 급박해서 예고도 없이 방문했습니다.”

임은미는 사태의 전개를 보고, 어안이 벙벙해서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뭐야?”

그녀는 다정의 옆구리를 손으로 쿡쿡 찔렀다.

“괜찮아, 나를 찾아온 거야. 악의는 없어. 할머니는 아래층 장 씨 아주머니 집에 계셔. 너, 하준이랑 하윤이 데리고 먼저 거기 가 있어. 내가 좀 있다 가서 설명해 줄게.”

다정이 은미에게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들이 이렇게 급하게 온 것은 아마도 이 남자의 몸에 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하준이 다정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엄마, 안 갈래요. 여기 같이 있을래요.”

아들이 엄마 걱정하는 것을 알고, 다정은 마음이 약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녀석은 민폐를 끼칠 녀석이 아니니 묵인했다.

하윤도 상황을 보고 가지 않으려 했다.

“나도 엄마와 함께 있을 거예요.”

임은미는 걱정되어 잠시 망설였지만, 곧 고개를 끄덕이고 혼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다정은 두 아이를 끌고 준재에게 다가갔다.

“이렇게 기별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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