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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송석석은 도화창(桃花槍)을 바닥에 꽂아넣었다. 그리고 머리를 틀어 올렸다. 매서운 북풍이 그녀의 옷깃을 스쳤다.

그녀는 턱을 약간 치켜 올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대만 이기면 되는가?”

“그렇다!”

필명이 큰 소리로 말했다.

“날 이긴다면 목숨을 걸고 영원히 약속을 깨지 않을 것이다.”

“필 교위, 잘했습니다.”

“그녀를 때려 부형의 군공과 우리 병사들의 기를 살려주세요!”

“군공이 얼마나 어려운 데, 여인 따위가 감히 허위 군공으로 우리 현갑군을 호령하려 합니다. 우리는 복종할 수 없습니다.”

필명이 차갑게 말했다.

“송 장군 잘 들었나?”

송석석은 고함을 지르는 현갑군을 둘러보더니 도화창을 손에 꽉 쥐었다.

“좋다, 덤벼라!”

필명은 가소롭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여인을 괴롭힌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으니 송 장군에게 한 수 양보하겠다!”

“고맙군!”

송석석이 입꼬리를 올려 비웃었다. 그녀의 눈 밑의 붉은 점이 핏빛으로 빛났다.

전북망과 이방 그리고 많은 사관도 소란스러운 광경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이방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송석석한테 누군가 도전하려나 봅니다.”

거리가 있었지만 전북망은 송석석과 필명이 겨루려는 광경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필명은 절대 송석석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이방은 흥미로운 얼굴로 말했다.

“필명은 현갑군에서 무공이 그나마 강한 사람입니다. 필명과 몇 수를 겨룰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전북망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필명은 이기지 못합니다.”

이방은 호탕하게 웃었다.

“송석석 편을 드는 거군요, 어디 한 번 지켜보자고요.”

그녀는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먼 곳을 쳐다보며 필명이 그녀의 무릎을 꿇리고 용서를 구하게 했으면 했다.

그녀가 여인의 평판을 잃게 한다고 여겼다.

야지에서 송석석은 도화창을 들어 필명의 오른쪽 팔을 찔렀다.

필명은 미친것처럼 웃었다.

가녀린 여자가 자신에게 검을 겨누고 달려드는 것이 부끄러웠고 우스꽝스러웠다.

필명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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