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By:  유애  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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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자신의 혼수품으로 장군부의 살림을 보태왔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의 전공으로 여장군을 평처로 맞이하겠다는 요구였다. 전북망은 비웃으며 말했다. "송석석, 그대가 입고 먹는 비단옷과 쌀밥, 빛나는 보석이 모두 나와 이방이 오랑캐를 맞아 피 흘려 싸워서 얻은 것임을 알고 있소? 그대는 영원히 이방처럼 멋지고 위엄 있는 여장이 될 수 없을 것이오. 그저 바느질이나 할 줄 알고, 부인들과 음험한 수단이나 주고받을 줄 알지." 송석석은 몸을 돌려 떠나며 말을 타고 전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본래 장군의 딸로, 그저 전북망을 위해 설거지나 하는 가녀린 여인이 아니었다. 송석석도 장창을 들줄 아는 강한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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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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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sook Chun
중간에 사라지는 일없이 끝까지 연재해주세요.
2024-06-23 21:57:5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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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윤
잼있네요 앞으로 더 보고싶네요
2024-06-23 19:14:3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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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영김
재밌어요 전남편과연결은 아니길바랍니다
2024-06-23 01:16:4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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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142
재미있어요 연재 빨리 해주세요
2024-06-22 11:55:0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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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넘 재미있고 흥미진진 하네요~ 송석석의 당당함과 일처리에 박수를 보냅니다.
2024-06-08 14:50:4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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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란
여주 캐릭터 제발 볃질되지않길바래요 더 멋진 남주등장해서 사랑하게해주세요 전남편과 연결은 넘 식상함
2024-06-03 10:19:1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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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순
작가님 빨리 없데해주세요
2024-05-31 07:42:0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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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숙
업데이트주세요. 작가님
2024-06-07 15:09:24
0
100 Chapters
제1화
전북망의 본가, 문희거(文熙居). 창호지 너머로 은은한 불빛이 아른거리며 그림자를 흔들어놓았다. 송석석(宋惜惜)은 수수한 옷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두 손을 포갠 채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그는 결혼 후 곧바로 전장으로 떠나 일 년이나 보지 못했던 남편이었다. 전북망(战北望)은 전장에서 돌아온 복장 그대로 당당히 그녀를 마주보고 있었다.“폐하의 교지(旨意)까지 내려진 이상, 되돌릴 수 없소. 이방(易昉)은 이 집에 들어오게 될 것이오."송석석은 손깍지를 끼면서 어두운 눈빛으로 전북망에게 물었다."태후(太后)마마께서도 능력을 인정한, 그 이방 장군님이 첩이 되길 받아들이셨단 말씀입니까?"그 말을 들은 전북망의 눈빛에 살짝 노기가 서렸다."아니, 이방은 첩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오. 평처(平妻: 본처와 같은 지위를 가진 여인)라, 그대와 다를 것이 없소."송석석은 자세를 바꾸지 않고 말을 이었다."장군님도 아시다시피 평처라는 명칭은 듣기 좋을 뿐, 실제로는 첩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전북망이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첩이라니, 이방과 나는 전장에서 마음을 나누면서 서로 사랑하게 되었소. 그리고 이건 나와 이방이 군공(军功: 군사적 공로)으로 받은 교지이니, 사실상 그대의 동의는 필요 없소."송석석은 억누를 수 없는 비웃음을 입가에 띄우며 말했다."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라, 그럼 출정 전에 저에게 했던 약속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일 년 전, 출정 명령이 떨어진 혼례 첫날밤에 전북망은 약속했었다. 평생 그 하나만을 바라보며 절대로 첩을 들이지 않겠다고. 송석석이 언급하자 그제야 약속을 떠올린 전북망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 약속은 잊어버리시오. 그때 나는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했소. 그저 그대를 아내로서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뿐. 하지만 이방을 만나고 마음이 달라졌소."이방을 떠올린 그의 표정이 서서히 부드러워졌다. 그가 숨길 수 없는 깊은 감정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이방은 내가 만난 그 어떤 여인과도 비교할 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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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전북망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왜 어려운 길을 자처하시오? 이 혼인은 폐하의 어명이오. 더군다나 이방이 들어온다고 한들, 서로 다른 별채에 머물 텐데, 뭐가 걱정이오? 이방은 안살림에 관심이 없소. 또한 그대의 권한을 빼앗는 일도 없을 것이오. 그대가 중요시 여기는 것들, 이방에겐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걸 모르겠소?”“권한이요? 제가 겨우 그런 것 때문에 이러시는 줄 아십니까?”송석석이 반문했다. 장군부(將軍府: 장군의 집) 살림이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노부인한테 들어가는 약값만 해도 매달 수십 냥(两: 화폐 단위)이었고, 그 외 사람들한테 들어가는 생활비도 만만치 않았다. 만약 그녀가 들고 온 지참금이 아니었다면, 이 집안은 진작에 파산했을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헌신한 대가가 겨우 이거라니, 정말 황당했다.반면, 전북망도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었다.“됐소. 더 말하지 않겠소. 본래 통보만 하면 되는 일이었고, 그대가 허락하든 하지 않든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오.”그 말을 끝으로 전북망은 소매를 털며 자리를 떠났다. 송석석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아가씨.”보주(寶珠)가 옆에서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장군님도 참 너무하세요.”“됐어, 이렇게 된 이상 움직이자.”송석석이 차갑게 눈빛을 굳히며 보주를 쳐다보았다.“첫날밤도 치르지 못했는데,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고 볼 수도 없지. 일단 가서 내가 이 집안에 들어올 때 들고 온 지참금 목록을 가지고 와 봐.”“지참금 목록은 왜요?”보주가 물었다. 그러자 송석석이 그녀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툭 치며 답했다.“바보야. 계속 이 집에 머물 거야?”그러자 보주가 이마를 감싸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이 혼사는 부인께서 아가씨를 위해 직접 예비하신 거잖아요. 어르신도 살아계실 때, 얼마나 아가씨가 잘 살길 바라셨는데요.”부모님의 얘기가 나오자 송석석의 눈가가 촉촉해졌다.송석석의 부모님은 참 금슬이 좋았다. 그녀를 포함해 자식이 여섯이나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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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보주가 지참금 목록을 가져오며 말했다.“근 1년 동안, 아가씨께서 이 집안 살림에 보탠다고 사용한 화폐만 해도 6천 냥이 넘어요. 그래도 다행히 상점과 주택, 장원은 그대로예요. 또한 부인께서 남겨주신 예금 증서와 집문서, 땅문서도 그대로 상자에 담겨 있어요.”“알겠어.”송석석은 목록을 보며 전에 어머니가 준 지참금을 떠올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혹시라도 딸이 시집에서 고생할까 봐 참 많은 지참금을 챙겨줬었다. 정말 그리움이 사무쳤다. 옆에 있던 보주도 그녀의 기분에 공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이곳을 나간다면 저희는 어디로 갑니까? 진북후부, 아니면 매산입니까?”송석석은 아직도 그 처참했던 진북후부의 현장이 생생했다. 참을 수 없는 슬픔이 가슴속에서 밀려 나왔다.“어디로 가든 여기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아가씨, 이대로 떠나면 진짜 후회 안 하시겠어요?”송석석이 담담히 답했다.“후회할 게 뭐 있어. 내가 떠나지 않으면 평생 이들 사이에 괴롭게 살아야 할 텐데. 보주, 우리 집엔 이제 나밖에 없어. 내가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우리 가족들도 저승에서 마음 편히 쉬지.”“아가씨!”보주가 기어이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녀는 송석석과 마찬가지로 진북후부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었다. 송석석의 가족들이 몰살당할 때, 보주의 가족들도 함께 희생되었다.장군부를 떠나게 되더라도, 진북후부로 돌아가는 건 편치 않았다. 그곳은 두 사람 모두에게 큰 아픔이었다.“아가씨, 정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송석석이 한층 깊어진 눈동자로 답했다.“있기는 하지. 폐하께 아뢰어 그동안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이 이룬 공로를 명목으로 교지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해 봐야지. 통하지 않는다면, 금란전(金鑾殿: 황제의 궁) 벽에 확 머리 박고 죽어버리겠다고 협박도 해보고.”보주가 놀라 송석석의 다리를 부여잡았다.“아가씨, 그건 절대로 아니될 말입니다!”송석석이 냉철히 눈을 빛내며 나지막이 웃었다.“농담이야. 설마 내가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할까? 교지를 철회해주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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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노부인이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이제 겨우 한 번 만나봤을 뿐인데, 함부로 판단하고 싶지는 않구나. 그리고 어차피 폐하께서 정하신 혼사, 무를 수는 없잖니. 앞으로 두 사람은 밖에서 나랏일을 하고, 너는 내실 관리하면서 함께 영광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잖니.”“나쁘지 않죠.”송석석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만 명색이 장군님이신데, 첩으로 들어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옵니다.”노부인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그게 무슨 말이니? 폐하께서 하사하신 혼인인데, 어떻게 첩으로 들어오게 할 수가 있겠어. 게다가 그녀는 조정(朝廷)의 대신, 나랏일 하는 관리(官員)다. 그런 분을 어떻게 첩으로 앉힐 수가 있겠니? 당연히 평처로, 본부인과 다를 바가 없는 대우를 받아야지.”송석석이 대답했다.“당연히 본부인과 다를 바가 없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요? 조정에 그런 규칙도 있었습니까?”노부인이 다소 냉담해진 표정으로 다시 말을 꺼냈다.“석석아, 너 마음이 넓은 아이였잖아. 장군부에 시집왔으면, 장군부의 며느리 답게 굴어야지. 병부(兵部: 군사 업무를 담당하는 나라 부서) 심사에서도 이방 장군이 북망보다 더 큰 공을 세웠다는 것이 발표됐어. 너는 그들 부부와 한 마음이 되어 앞으로도 쭉 내실 관리를 해주면 돼. 그럼 언젠가 너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게 될 거야.”송석석이 냉담하게 말했다.“그들 부부와 한 마음이 되라고요? 전 사양하겠습니다.”노부인이 불쾌한 표정으로 물었다.“사양하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처음부터 내실 담당은 너였잖니?”송석석이 말했다.“아니죠. 내실 담당은 원래 큰형수님의 소관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큰형수님이 몸이 안 좋으셔서 제가 잠시 돌봤지만, 이젠 괜찮아졌으니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게 맞죠. 내일 장부 맞춰서 인수인계 하도록 하겠습니다.”그러자 큰형수라 불린 여인, 민씨가 다급히 끼어들었다.“나 아직 다 회복 못 했어. 지난 일 년 동안 네가 잘해왔으니, 앞으로 내실 관리는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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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녀가 나가고 나자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 누구도 송석석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예상치 못했다. 심지어 노부인의 말조차 무시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내버려둬. 지까짓게 말을 듣지 않으면 어쩔 테야? 어차피 다른 선택지는 없어.”맞는 말이었다. 그녀는 의지할 친정도 없었으며 장군부 외에 머물 곳도 없었다. 게다가 그들은 송석석을 억압하지도 않았다. 이방이 들어온다고 해도 그녀는 여전히 정실 부인이었다.다음 날 아침, 송석석은 보주를 데리고 진북후부로 돌아갔다. 진북후부는 반년이나 방치되어 있어 곳곳에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다. 심지어 정원은 낙엽이 쌓이다 못해 잡초가 무성히 자라 있었다. 그런 진북후부를 바라보며 송석석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차갑게 식은 할머니와 어머니의 시신, 사방에 뿌려진 피, 도륙된 하인들, 모든 것이 그저 악몽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제 이곳에 돌아와도 그 누구도 그녀를 반겨주지 않았다. 송석석은 보주와 함께 제사 음식을 준비해 가족들의 위패가 놓여 있는 사당(祠堂)으로 향했다. 그런 다음 무릎을 꿇고 고인들을 향해 절을 올렸다. 다시 몸을 일으킨 그녀의 눈빛엔 결연한 결심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만약 하늘에서 저를 지켜보고 계신다면, 부디 앞으로 제가 내리게 될 결정을 용서해 주세요. 두 분의 소원대로 시집가 자식도 낳으면서 평온한 삶을 살고 싶었지만, 전북망은 좋은 지아비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보주도 옆에 있고, 꼭 행복하게 살아 갈게요.”옆에 있던 보주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인사를 마치고, 그녀들은 다시 마차를 타고 황성으로 향했다.정오(正午: 낮 12시), 가을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가운데, 송석석과 보주는 궁문 앞에서 미동도 없이 황제의 허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두 사람을 불러주지 않았다.보주가 구슬픈 목소리로 말했다.“폐하께서 아가씨의 의도를 알아차리셔서 만나주지 않으시려나 봐요. 어젯밤 저녁도 안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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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송석석은 방에 들어오자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숙청제는 전북후부를 떠올리며 혼자 남게 된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봤다.“됐다. 고개를 들거라.”하지만 송석석은 더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폐하, 이렇게 갑작스레 찾아오는 것이 무례인 것은 아오나, 달리 선택지가 없어 만남을 청하게 되었사옵니다.”숙청제가 답했다.“교지가 내려진 이상, 번복할 수는 없다.”송석석이 살며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한 번 내려진 교지, 번복하기 어렵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대신 새 교지를 내려주실 것을 간청드리옵니다. 부디 저와 전 장군님의 이혼을 허락해 주시옵소서.”황제가 놀란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이혼? 지금 이혼하길 원한단 말이냐?”황제는 그녀가 혼사 취소가 아닌 이혼을 요구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송석석이 눈물을 억누르며 말을 이었다.“폐하, 이번 혼인이 군공으로 하사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 아비와 오라버니들의 기일입니다. 신녀(臣女)도 저희 가문이 세운 군공을 빌어 이혼 교지를 청하옵니다. 부디 저에게도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숙청제가 머리를 짚으며 말했다.“석석아, 여인이 이혼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느냐?”정말 오랜만에 들어본 친근한 호칭이었다. 황제가 아직 태자였을 적, 매번 진북후부를 방문할 때마다 그녀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해오곤 했다. 그러나 매산에 올라가게 되면서 다시는 그를 보지 못하게 되었다.“알고 있사옵니다!”송석석이 단호하지만 씁쓸함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답했다.“군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비록 군자는 아니지만, 두 사람이 사랑하는데 방해물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석석아, 전북후부엔 이제 아무도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냐? 생각해둔 바가 있느냐?”송석석이 말했다.“안 그래도 오늘 본가에 돌아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오는 길입니다. 비록 지금은 비어 있지만, 전북후부에 돌아간다면 아들을 입양해 대가 끊기지 않도록 할 생각이옵니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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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송석석이 떠난 후, 오 대반이 급히 들어오며 말했다.“폐하, 태후마마께서 만남을 요청하셨습니다.”숙청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석석의 일 때문에 걱정되셨나 보구나. 알겠다. 가자.”수강궁(壽康宮: 태후의 궁전) 정원에는 모란꽃이 가득 피어 있었으며, 궁전 외벽은 화려한 장미로 둘러싸여 있었다. 하지만 화사한 궁의 분위기와 달리, 태후는 원형 등받이 의자에 앉아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태후마마, 절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숙청제가 방으로 들어가며 가볍게 절을 올렸다. 그러자 태후가 주변인들을 물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주상, 어쩌자고 혼사 교지를 허락하셨습니까? 그 결정으로 인해 돌아가신 송 후(侯: 후작 작위)만 우습게 되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도 안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태후의 목소리가 점점 심각해졌다.“또한 상국(帝國)의 법률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조정 관리들은 혼례 후 5년 이내엔 첩을 들이지 못한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사실상 5년도 짧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0세가 넘어도 자식이 없을 때만 첩을 들이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폐하께서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되는 전북망 장군에게 평처를 들이게 하셨다니, 앞으로 또 같은 사례가 나올까 두렵습니다.”“게다가 전북망 장군은 혼인 당일 첫날밤도 치르지 않고 출정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돌아오자마자 이방 장군과 혼례를 올리려 하다니, 석석이의 처지가 얼마나 우스워질지 생각해 보셨습니까?”태후는 감정이 북받쳐 올랐는지 눈가가 촉촉해졌다.“진북후부에 남은 핏줄이라고는 석석이 밖에 없는데,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합니까?”태후와 송석석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친구였다. 그래서 더 송석석의 상황이 안타까웠다.태후의 눈물을 본 숙청제는 죄송스러운 마음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태후마마,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당시 저도 이 교지가 적절치 않다는 걸 느꼈지만, 적군을 물리친 공로가 컸기에 거절하기 어려웠습니다. 전북망은 작정하고 왔는지 모든 것을 사양하고 오직 혼인만을 바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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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다음날, 전북망은 황제의 명령을 받고 입궁하게 되었다. 그는 요즘 한참 떠오르는 샛별로, 당연히 곧바로 황제를 만났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 밖에도 한참을 밖에서 기다려도 들어오라는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약 한시간 반쯤 지났을 때쯤인가, 오 대반이 황제의 어서방(御書房: 왕이 책을 읽거나 집무를 보는 방)에서 그에게 알렸다.“전 장군님, 폐하께서 지금 바쁘셔서 내일 부를 테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시랍니다.”전북망은 어리둥절했다. 한시간 반이나 기다리는 동안, 어서방을 출입하는 그 어떠한 관리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다른 일로 의논을 나누느라 그와 만나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뜻했다.전북망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 공공(公公: 내시를 높여 부르는 말), 폐하께서 절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오 대반이 웃으며 답했다.“저도 모르옵니다.”전북망은 당혹스러웠지만, 차마 황제의 방에 들어가 직접 물어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조금만 귀띔해주라면 안 되겠습니까? 혹시 제가 뭔가 잘못한 것입니까?”오 대반은 여전히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답했다. “이제 막 전장에서 돌아오신 분이, 무슨 잘못이 있겠사옵니까.”“그럼 왜 폐하께서….”오 대반이 허리를 굽히며 전북망에게 인사를 건넸다.“장군님, 이만 돌아가십시오.”전북망은 더 캐묻고 싶었지만, 오 대반은 이미 등돌려 어서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궁금증을 앉고 황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축하연이 열렸을 때만 해도 그렇게 칭찬하던 황제가 하루아침에 이토록 차갑게 변하다니, 그는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황궁을 빠져나가던 도중, 정문을 지키고 있는 금군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어제 전 장군님 부인이 궁에 왔었다며? 그런데 오늘 곧바로 호출되다니, 혹시 혼사에 차질이 생긴걸까?”“말도 안 돼. 폐하께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신 일이야, 어떻게 번복하실 수 있겠어?”전북망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숙덕거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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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전북망은 그제야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 혼인은 내가 전쟁의 공로를 인정받아 얻은 것이오. 폐하께서 교지를 철회하게 된다면 장병들도 사기가 꺾일 텐데, 섣불리 움직이기 전에 생각이라는 걸 먼저 하시오. 오늘 폐하께서 날 소환하시고도 만나주지 않았다는 건 아시오? 그대가 쓸데없이 가서 폐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오. 더 이상 이 일로 소란을 만들지 마시오. 난 할 만큼 했으니, 부디 조용히 지내시오. 이방과 결혼한다고 해도 그대와 자식은 볼 것이니, 그대도 의지할 곳이 생길 것이오.”송석석이 냉담히 그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보주야, 손님 배웅주거라.”보주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장군님, 이만 나가주시길 바랍니다!”전북망이 소매를 휘날리며 방을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보주는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놀란 송석석이 보주에게 다가가며 달래듯 말했다.“보주야, 왜 그래?”“아가씨가 너무 불쌍해서요. 아가씨, 억울하지도 않으세요?”보주가 코맹맹이 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송석석이 웃으며 답했다.“억울하지. 하지만 운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차라리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게 낫지. 나 송씨야, 왜 이래? 송씨는 절대로 꺾이지 않아”보주가 손수건으로 눈을 닦으며 입술을 삐죽였다.“왜들 아가씨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어요. 그동안 아가씨가 이 집 사람한테 얼마나 잘했는데.”“그들의 마음엔 내가 없나 보지.”송석석이 웃으며 말했다. 이들은 어쩌면 처음부터 지참금을 노리고 혼인을 허락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을 들은 보주는 더 서글프게 울었다. 누가 뭐라해도 그녀에겐 송석석이 항상 우선이었다. “자, 이제 그만 울고 일하자. 그대로 우린 살아있잖니.”송석석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어서!”“네, 아가씨.”보주가 눈을 벅벅 닦으며 말했다.“처음 아가씨와 온 사람들도 모두 데려가실 건가요?”“내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니, 여길 떠나게 된다면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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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단신의를 배웅한 뒤, 송석석은 곧바로 문희거로 돌아왔다. 그렇게 약 반시간 정도 지났을까, 전북망이 이방을 데리고 그녀를 찾아왔다.송석석은 작은 서재에 앉아 이 달의 장부를 정리하고 있다가 두 사람이 들어오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전북망과 이방은 두 손을 맞잡은 채였다. 금색 향로엔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침향이 타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숨을 들이켜며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송석석은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그녀는 보주에게 나가라고 한 뒤,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앉으세요, 두 분.”이방은 오늘 갑옷이 아닌 일반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치마에 금색 나비 수가 놓아져 있었다. 이방은 아름다운 외모는 아니었으나, 기개가 넘쳤다.“이보세요!”그녀가 먼저 송석석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전장에서 수도 없는 적군들을 죽여온 경험으로 이방의 몸에선 일반 여자들은 감당하기조차 힘든 분위기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송석석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눈빛을 맞받아치며 말했다.“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십시오, 장군님.”그러자 이방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저를 보고 싶어 했다고 들었는데, 묻겠습니다. 저와 평화롭게 지낼 생각 있으십니까?”그녀의 태도는 매우 강압적이었다. “솔직하게 말하십시오. 앞에서는 괜찮은 척하면서, 뒤에 가서 또 딴소리 하지 말고.”송석석이 그녀를 바라보며 답했다. “태후마마께서 이방 장군님은 여자들의 본이 되는 분이시라 하셨죠. 그럼 제가 되묻겠습니다. 저에게 장군님과 잘 지내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있나요?”이방이 엄격한 표정으로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선택은 그대 몫이지, 다른 사람이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송석석은 냉소적으로 웃었다. 그러나 그 모습조차 너무 아름다워 이방은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송석석이 다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야 당연히 장군님과 잘 지내고 싶죠.”이혼 후엔 더 이상 그들과 얽히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고 싶었다. 그러니 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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