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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성루(城樓)는 야지(野地)와 거리가 있어서 내력을 느낄 수 없었고 바닥의 균열도 볼 수 없었다. 그들이 본 것은 필명이 제자리에 서 송석석에게 찔려 상처를 입은 것이다.

그래서 이방이 보기엔 이 상황이 매우 우스꽝스러웠다. 북명왕이 그녀의 기를 치켜세우기 위해 만든 장면 같았기 때문이다.

이방의 말투는 분노로 가득 찼다.

“현갑군은 북명왕 명에 따르고 북명왕이 누구에게 복종하라고 하면 누구에게 복종할 것입니다. 왜 이런 연극을 하는 거죠?”

전북망도 약간의 의혹이 있었다. 북명왕은 이런 안배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 송석석의 무공은 확실히 뛰어났다. 설령 진짜로 싸운다 하더라도 필명은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송석석이 할 줄 아는 게 저게 다라서 이런 장면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다른 능력이 없는 것 같았다.

어쨌든 오늘 이 장면은 그야말로 웃음거리였다.

전북망도 마음속에 약간 분노가 차올랐다. 전장에서 허위를 날조하고 세가의 자제들을 대신하여 공로를 쌓는 일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현갑군을 송석석에게 직접 보내고 이런 군령을 내리는 것은 어린애들 장난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론 장병의 사기만 줄어들 것이다.

“제가 도전해야겠습니다.”

이방은 화가 나서 몸을 돌렸다.

전북망이 그녀를 잡아당겼다.

“가지 마오. 그녀는 단지 현갑군을 통솔할 뿐, 다른 병사를 통솔하는 게 아니오. 그대가 가서 이기면 북명왕과 현갑군의 체면이 상하오. 대전 전에 우리가 내분을 일으켜 군심을 교란하면 안 되오.”

이방은 화가 나서 말했다.

“그게 어때서요?”

“군심이 불안은 제가 초래한 게 아닙니다. 북명왕과 송석석이 짜고 치는 겁니다.”

전북망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군공을 세우고 싶은 게 맞긴 하오?”

“이 전쟁의 원수는 북명왕이오. 결국, 전쟁 후에 그가 조정에 상주할 것이오. 그의 미움을 사면 뒷일은 감히 상상하기도 무서울 것이오. 우린 군공은 커녕 군심을 어렵혔다는 죄명을 받을 수 있소.”

이곳은 남강의 전장이며 원수는 북명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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