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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송석석은 심야에도 걸음을 재촉해 성으로 돌아왔으나 성문에서 이방에게 가로막혔다.

모닥불이 분노로 가득 찬 이방의 얼굴을 비추었다.

“송가의 명성은 당신 때문에 잃었습니다.”

송석석이 차가운 눈빛으로 대꾸했다.

“송가의 명성이 그대와 무슨 상관입니까?”

이방이 질책했다.

“모르는 척하지 마십시오. 오늘 전부 봤습니다. 현갑군을 통솔하려거든 북명왕의 명으로 충분한데, 어찌 필명까지 동원해 연극을 한 겁니까? 이런 식으로 다른 병사들도 복종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모든 사람이 장님입니까?”

송석석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이 장군의 말이 옳습니다. 모든 이가 장님은 아닙니다. 어떤 일은 잠시는 숨겨도 평생은 숨길 수 없으니까요.”

이방이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뜻입니까?”

“아무 뜻도 없습니다.”

송석석이 지나치려는 순간, 이방이 그녀의 팔을 잡아 세웠다.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무슨 의도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여긴 전장입니다. 현갑군은 정예의 용사입니다. 송 장군을 위해 군공을 세우는 사람이 아닙니다. 당장 돌아가세요. 여기서 혼란을 만들지 마세요.”

송석석은 팔을 뿌리치며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방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그녀에게 소리쳤다.

“송 장군은 나보다 강하다는 걸 증명하려나 본데, 그럴 능력이 있긴 한 겁니까? 군에서 아무도 송 장군을 복종하지 않을 거고 모두가 송 장군을 비웃을 겁니다.”

송석석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한마디 했다.

“내가 웃음거리가 된 건 진실을 막기 위해 이 장군이 퍼뜨린 소문 때문 아닙니까?”

이방은 귀가 거슬렸다.

‘진실이라니? 자신의 능력으로 장군이 될 수 있다고 믿는가? 치켜세워주는 말을 많이 들었어도 그렇지, 어떻게 자신이 정말로 전쟁에서 승리만 하는 여장군이 될 수 있다고 믿지?’

북명왕은 송회안과의 옛정 때문에 곧 다가올 전투가 얼마나 험한 것인지 알면서도 현갑군을 그녀에게 맡겼다.

현갑군은 선봉부대로서 그녀를 보호할 뿐, 적을 죽이는 것을 도울 수 없다.

‘이대로 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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