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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유현진이 이를 부득 갈며 말했다.

“말 잘했네. 난 건강하니까 정상적인 남자랑 잤다면 분명 임신했을 거야. 약을 먹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라고!”

말하다가 약을 강한서에게 쥐여주며 이어서 말했다.

“너나 마셔!”

말을 마친 그녀는 문을 쾅 닫고 나갔다.

강한서는 손에 들린 탕약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가정부가 서재에서 나오자 강한서 역시 집을 나가고 없었다.

테이블에 놓인 빈 그릇을 본 가정부는 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

호텔에 도착했을 때에는 약속했던 시간보다 몇 분 늦었다.

먼저 와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차미주가 유현진을 보자마자 낮은 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정말 너무들 하는군. 한 시간이나 먼저 도착했으니 우리가 제일 빠른 줄 알았는데 꼴찌라니! 탑이 아닌 배우들은 정말 힘들겠어. 배역 하나를 위해 이토록 애써야 하니까 말이야.”

유현진은 복도를 둘러보았다. 밖에는 30명 남짓의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매니저와 함께 자리했고 어떤 연예인들은 매니저가 없이 혼자 온 사람도 있었다.

강한서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인지 그녀는 예쁜 외모 하나로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사실상 예쁘게 생긴 사람은 널렸고 미모는 어느새 가장 보통의 요건이 되었다.

전문적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반드시 자신의 업무 능력이 뛰어나야 했고 얼굴은 그저 금상첨화의 역할을 할 뿐이었다.

이 사실에 직면한 유현진은 바짝 긴장했다.

차미주가 그녀의 심경의 변화를 눈치채고 낮은 소리로 위로했다.

“긴장할 것 없어. 캠퍼스에 늘 있었던 과제라고 생각해. 정상적으로 발휘만 잘 하면 문제없어. 복잡하게 생각 말고 준비한 것만 잘 보여줘. 그럼 반은 성공한 거야.”

유현진은 긴장이 조금 풀려서 답했다.

“최선을 다할게.”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고 다부진 체격의 여자가 서류를 들고 안에서 나오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이름 부르는 대로 들어오세요. 대사를 외우는 시간과 연기를 하는 시간이 8분을 초과해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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