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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난 이력서에 있는 이름 모두 호명했어요. 호명되지 않았다는 건 이력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죠.”

여자는 답하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럴 리가 없어요! 내가 분명 관계자를 통해 이력서를 넣었다고요. 혹시 누락된 건 아닐까요? 언니, 다시 한번만 체크해 주면 안 돼요?”

여자는 인상을 구기며 대꾸했다.

“왜 이렇게 성가시게 굴어요? 없다니까요. 이력서가 몇 개나 된다고 내가 그걸 누락해요?”

차미주가 얼른 웃으며 수습했다.

“언니, 그런 뜻이 아니라 우리에겐 정말 중요한 오디션이거든요. 제발 우리 좀 도와주면 안 돼요? 우리한테 오디션 볼 기회 좀 주세요. 시간 많이 안 뺏을게요.”

“나한테 그럴 권리가 없어요. 배우는 이미 정해진 마당에 다른 오디션을 찾아보는 게 더 빠르겠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이력서가 어떻게 사라질 수 있지?”

차미주는 씩씩거리며 부탁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현진은 그녀의 곁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너무도 명확했다. 그녀의 이력서를 누군가 중간에서 가로챈 것이다.

차이현의 작품은 원래 배우들 캐스팅 경쟁이 어마어마했는데 차미주가 누군가에게 부탁하여 이력서를 넣을 수 있다는 건 다른 누군가가 그녀의 이력서를 바꿔치기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소속사가 없는 신인인 그녀로서는 이력서가 바뀌어도 상대에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전화를 끊은 차미주는 온갖 욕을 내뱉었다.

한참을 욕하던 차미주는 죄책감이 들었다. 애초에 유현진을 향해 그토록 호언장담을 했는데 결국에는 이런 결말을 맞이하니 마음이 괴로웠다.

“현진아, 미안해.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다른 배역 알아볼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는 정해진 건 없는 거지?”

유현진의 던지듯 내뱉은 말에 차미주가 멈칫하며 물었다.

“뭘 하려고 그래?”

유현진이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말했다.

“시도는 해 봐야지. 만약 내가 쫓겨나면 너는 날 모르는 사람 취급하면 돼.”

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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