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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감독님! 제발 기회라도 주세요. 7분, 아니 5분이면 됩니다. 차이현 감독님!”

양쪽 모두 물러날 기세가 없던 순간. 객실 문이 열리고 차이현이 안에서 몸을 반쯤 빼고 찡그린 표정으로 물었다.

“밖이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직원들이 설명하려고 할 때 유현진이 두 사람에게서 벗어나며 말했다.

“감독님, 저는 오디션 17번 배우 유현진입니다. 저한테 오디션을 볼 기회를 주세요.”

차이현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

“당신 이력서는 못 받았는데요.”

“저는 유현진이고 25세입니다. 한성 대학 연영과 19기입니다.”

“포트폴리오 있어요?”

그녀의 물음에 유현진이 주먹을 꽈악 쥐며 낮은 소리로 답했다.

“없어요.”

“없다고요?”

차이현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졸업하고 취직했어요?”

“아뇨...”

유현진은 멈칫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졸업하고 개인적인 일로 인해 줄곧 무직 상태로 있었어요. 캠퍼스 연극을 해본 게 다예요.”

“그럼 연기 경력이 아예 없다는 거네요.”

유현진은 침묵으로 답했다.

“졸업하고 3년 동안 연기에는 손도 안 대고 있다가 이제 와서 다시 시작하는 이유가 뭐죠?”

차이현과 같은 경험이 풍부한 감독 앞에서 감성팔이는 소용이 없다고 판단한 유현진은 솔직하게 답했다.

“돈이 필요해서요.”

차이현이 조금 놀란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현진이 말을 이었다.

“또한 저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커요. 감독님, 제발 한 번만 오디션을 볼 기회를 주세요. 캐릭터에게도 다시 배우를 선택할 기회를 주시고요.”

차이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이는 어린데 배짱은 두둑하네. 연기 경험도 없으면서 어디에서 난 자신감이에요?”

유현진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저는 감독님께서 배우를 고르실 때 아주 신중하다는 걸 믿을 뿐이에요.”

차이현이 말하기도 전에 방 안에서 소음이 들렸고 이어 차이현은 방으로 들어갔다가 한참 뒤에 다시 나왔다.

차이현이 문을 닫는 찰나의 순간 유현진은 방안에 정장을 입고 있는 기다란 다리를 보았다.

“그래요. 당신에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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