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화

진씨 사모님이 겸손하게 말했다.

“세 명 다 돈을 땄어, 그중에 내가 운이 제일 좋았을 뿐이야.”

“세 명이 돈을 땄으면 누가 돈을 잃었죠?”

강한서가 물었다.

사모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유현진한테로 향했다.

“얼마를 잃은 거야?”

강한서의 물음에 유현진이 불안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9천만 원...”

강한서는 액수를 듣고 흠칫 놀랐다.

“눈 감고 논 거야?”

유현진은 고개를 들고 그를 째려봤다. 그녀의 돈을 잃은 것을 무슨 자격으로 질책한단 말인가?

이에 백씨 사모님이 말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래.”

강한서는 유현진을 힐끔 쳐다보고 비웃듯이 말했다.

“경험이랑 상관없어요. 보드게임도 잘 못 하더라고요.”

그는 유현진이 둔하다는 걸 에둘러 말하고 있었다. 그는 틈만 나면 유현진을 조롱하기 바빴다.

강한서는 주전자를 들어 잔에 차를 가득 부은 후 담담하게 말했다.

“오랜만에 손님들이 오셔서 제가 근처 맛집에 저녁을 부탁했어요. 저녁 시간이 되면 집까지 배달해줄 겁니다.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더 놀지 않으시겠어요?”

진씨 사모님은 망설여졌다. 지금까지 딴 6천만 원을 다시 잃게 될까 봐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백씨 사모님은 전혀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좋아, 오늘 운발도 따라주는데 이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아.”

백씨 사모님이 이렇게 나오자 진씨 사모님도 자리를 뜨기가 난처했다.

신미정은 두 눈 커다랗게 뜨며 강한서를 봤다.

“너 화투 싫어하잖아.”

“제가 놀겠다는 게 아니에요. 네 분이서 노세요, 전 그냥 옆에서 지켜볼게요.”

‘내가 어떻게 돈을 잃게 된 건지 확인하고 싶다는 뜻인가? 역시 사람이 못됐어!’

유현진이 속으로 몰래 그를 욕했다.

강한서는 의자를 끌어당겨 그녀 옆에 앉은 후 우아하게 다리를 꼬았다.

“사모님들이 마음껏 놀 수 있게 해줘. 돈을 따면 네 것이고 잃으면 내가 대신 내줄게.”

유현진은 그의 말에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곧 새로운 판이 시작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